지난달 27일 남원농협 상임이사 찬반 신임안이 단초가 된 남원농협 조합장 관련 논란이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 따라 11일 경찰수사가 내사 종결됐다.

이번 결정으로 남원농협 사태는 끝없는 추락이 예상됐던 마지노선 '조합장 재선거'는 없을 것으로 관망된다.

남원경찰은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71조(공소시효)에는 '이 법에 규정한 죄의 공소시효는 해당 선거일 후 6개월(선거일 후 행하여진 범죄는 그 행위가 있는 날부터 6개월)이 지남으로써 완성한다.

다만, 범인이 도피한 때나 범인이 공범 또는 범죄의 증명에 필요한 참고인을 도피시킨 때에는 그 기간은 3년으로 한다.'라는 법을 근거로 들었다.

풀어 설명하자면 지난 3월12일부터 6개월 안에 기소하지 않은 모든 사건은 공소시효를 정해 그 죄를 묻지 않겠다고 정한 법이다.

여기서 이해를 돕고자 '상임이사 약속각서'가 발생하기 까지 과정을 논픽션으로 그려보았다.

<논픽션 작성> '상임이사 자리 약속각서'는 이런 절차를 통해 완성됐다.

A는 B로부터 지난 3월12일 전화를 받는다. B는 A가 선거 과정에서 금품을 제공하는 과정이 '녹취된 자료가 있다'고 말했다.

A는 B하고 평소 농협 관련에서 친분이 있는 관계여서 덜컹 겁부터 났다. 사실이라면 61년을 살면서 농업인으로 쌓아온 신뢰가 일순간 무너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B는 A가 누구에게 선거 지지를 목적으로 얼마의 금품을 건냈는지는 얘기가 없었다. 그 전화를 받은 후부터는 C가 나서 A에게 전화를 해됐다.

A는 불쾌했지만 C의 전화에 응대할 수 밖에 없었다. 3월13일 B로부터(당시 기억이 희미한 상황이라 전화 당사자를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 전화가 걸려와 남원 주천면에 있는 고기리 모 가든에서 A와 B, 그리고 C가 참석한 3자가 만났다.

이자리에서 B와 C는 A를 몰아 세웠다. A에게 억대의 금품 요구부터 갖가지 협박이 쏟아 졌고 결국 A는 B와 C의 요구대로 '상임이사 자리를 약속하는 각서'를 자필로 쓴다.

B와 C가 불러주는 내용을 A는 받아 적었다. 그 각서는 결국 B가 지난달 27일 남원농협 상임이사 찬반을 묻는 선거에서 총 대의원 175명 중 169명이 참석해 반대 119표, 찬성 49표, 무효 1표로 부결되면서 C로부터 기자들에게 공개됐던 것이다. <논픽션 끝>

앞서 남원경찰은 지난 9일 박 조합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를 마치고 10일에는 노씨 자택과 차량을 압수수색해 당시 녹음 파일 등 자료를 입수해 검토 중이다.

이미 노씨 부부도 남원경찰에 나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상황이다. 이로써 끝까지 경찰에 출석하지 않고 있는 이 사건의 또다른 핵심인 김씨의 증언에 진실 여부가 가려 질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당시 선거 과정에서 '10만원을 박 조합장에게 받았다'며 당시 상황을 녹취해 노씨 부부에게 전달한 사람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11일 남원경찰은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내사 종결했지만 그동안 수집한 자료와 피의자 조사, 참고인 조사를 검토해 농업협동조합법 위반 혐의를 적용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농업협동조합법(선거운동의 제한)에는 공사의 직을 제공받거나 그 제공의 의사표시를 승낙하는 행위 또는 그 제공을 요구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는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약속 각서'가 사실로 판명되면 박 조합장과 노씨부부와 당시 선거장에서 노씨에 대해 낙선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또다른 노씨가 처벌 선상에 오르게 됐다.

이상선 기자  news@namw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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