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우소식 - np남원뉴스

<고향에 보내는 편지>

오동근(62·운봉)/남국회장·재경운봉향우회 사무국장

"내 고향 운봉 고을"

우리 마을엔 큰 저수지가 있다. 용왕님이 있다는 깊고도 넓은 저수지는 두려움이 많던 곳으로 나에게는 신성한 경외심을 주어 용왕님께 자주 소원을 빌었던 생각이 난다.

어린 시절엔 둑방이 아득한 높이여서 친구들과 곧잘 선착순 경쟁을 하곤 했다. 가슴이 터질 듯 숨차 오르면 푸른 잔잔한 물결은 우리들을 포근히 품어주던 엄마 같은 존재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용왕님이 있다는 신비를 동경했으며, 투박한 우리들에게 부드러운 물결로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꿈을 심어주었다.

높은 둑방에서 바라본 운봉은 넓은 들녘을 철갑산으로 울타리를 만들어 우리를 보호하는 천상의 고을 이었고, 넓은 평야는 낙원의 그림으로 다가와 미래를 향한 우리들에게 도전과 희망의 양분으로 오늘날 곳곳에서 밀알이 되고 소금 같은 훌륭한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여름이면 맑은 개울에서 하교길에 친구들과 물장구치며 여울목을 막아 가물치, 쏘가리, 피라미, 붕어, 미꾸라지, 가재 등을 잡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해지는 무렵에야 각자 집을 향해 달음박질 하며 짧은 하루를 보내고, 가을이면 오고가는 길목에서 간식으로 홍시, 앵두, 자두, 복숭아, 무우 등을 살며시 취해 인적 드문 한적한 곳에서 깔깔대면서 만찬을 즐겼다.

겨울이면 무릎까지 올라온 눈길을 형들이 앞장서 발자국 내어주면 그곳을 밟고서 등교를 하였다. 한 겨울 운봉은 고지가 높아 추위가 매섭고, 눈보라 치는 날이면 온몸이 꽁꽁 얼어 교실 공탄 난로의 따뜻함은 지금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난로옆 자리다툼 기억도 생생하다. 돌아보면 햇살마저도 시리도록 혹독한 겨울이었기에 봄이 오기를 얼마나 애타게 기다렸는지 모른다.

60넘어 생각해 보니, 내 고향 운봉은 겨울은 조금 추었지만 산수가 좋고 청정고원으로서 구름도 머물다 간다는 신선들의 고을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두려움의 저수지도 작은 호수에 불과 하고, 저수지 둑방, 학교길, 개천, 정자나무, 뒷동산, 마을 등이 오랜 세월 풍파에 낡고, 허름한, 왜소해진 모습으로 추억을 함께 하셨던 몇 분의 어르신과 동구 밖에서 쓸쓸히 오늘도 우리를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

<향우 활동 소식>

김병종 서울대명예교수 ‘자랑스런 전북인상’ 수상

남원출신 김병종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제15회 자랑스런 전북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자랑스런 전북인상은 재경전북도민회가 매년 각 분야에서 혁혁한 공적을 쌓아 지역은 물론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등 도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킨 출향 인사를 선정해 시상하는 상이다.

김 교수는 40여년간 서울대 미대교수로 재직하면서 후학 양성과 활발한 작품을 활동으로 전북도와 고향 남원시를 빛냈으며, 작품 400여점을 남원시에 기증해 시립김병종미술관을 건립하는 등 지역 문화 창달에도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시상식은 1월 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리는 재경전북도민회 신년인사회 및 회장 취임식에서 있을 예정이다.

한편 재경전북도민회 새 회장에는 하림 김홍국 회장이 취임할 예정이다.

박노일 재경송동면향우회장, 1억원 지정기탁

박노일 재경송동면향우회장(광일토건환경(주) 대표)이 지난 1월 2일 열린 용인상공회의소 신년회에서 소외된 청소년과 장애인들에게 써 달라며 1억원을 지정기탁 했다.

박 회장은 또 이날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하는 경기 199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2007년 12월 발족한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이다. 1억원 이상을 기부하거나 약정할 경우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박 회장은 “무일푼으로 17세에 무작정 서울에 올라와 직장생활을 하다 사업을 시작하며 손해도 보고 빚까지 져 가면서 살다보니 어느덧 아너스 멤버로 가입도 하게 됐다”며 “2019년 한 해를 기부로 문을 연 만큼, 더욱 책임감 있게 나눔문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기부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