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감의 명에 곤장 30대를 때렸으나 남이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국문을 지켜보고만 있던 한명회가 나와 엎드려 아뢰었다.
“전하, 남이가 역모를 획책했다면 분명 들고나는 자들이 있었을 것이옵니다. 노복을 데려다 국문하여 왕래하는 자들을 알아보시오소서.”
한명회의 말에 상감이 즉시 남이의 집 노복들을 잡아오도록 명을 내렸다.
겸사복 군사가 달려가 남이의 집 노복들을 잡아 대령하였다.
“너희들 중 남이의 집을 자주 왕래한 자를 말하거라.”
계집종 막가가 대답하였다.
“요사이 정승이라 일컫는 이가 다녀간 일이 있었사옵니다.”
“정승이 많은데 어느 정승이냐?”
“성명은 알지 못하옵고, 검은 수염이 많은 사람입니다.”
막가가 강순을 가리켜 대답했다.
강순이 엎드려 아뢰었다.
“소신이 강태감의 집을 사고자 하여 남이의 집을 지나가면서 들렀사옵니다.”
그때 닭이 울었다.
상감이 좌중을 둘러보며 말했다.
“오늘 국문은 이것으로 마치기로 하겠소. 무슨 수를 쓰던 남이의 흉악한 일을 밝혀내도록 하겠소. 남이를 의금부 옥사에 가두도록 하시오.”
사흘후였다.
상감이 창덕궁에 납시었다.
밀성군 이침, 영순군 이부, 영의정 이준 등 조정대신들과 한명회 신숙주 등 원로 대신들이 모두 입시하였다.
상감이 남이를 불러내어 도총관 홍응과 도승지 권감에게 명하여 남이를 심문하게 하였다.
먼저 홍응이 물었다.
“너는 어찌하여 역모를 획책했느냐?”
남이가 대답했다.
“소신은 어려서부터 활쏘기와 말타기를 업으로 삼아 변경에 일이 있으면 먼저 달려 나가 공을 세워 국가를 돕는 것을 제일로 삼았습니다. 신은 충의지사로 결단코 역모를 도모하지 않았습니다.”
상감이 물었다.
“네가 충의지사라고 자처하면서 어찌 탈상도 하기 전에 고기를 먹었느냐?”
“병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네가 반역한 이유를 말하거라. 너는 세조대왕 때부터 총애를 받아왔다. 나이 스물 다섯에 병조판서까지 지냈다. 네 벼슬이 부족했더냐?”
“귀성군은 세조대왕 때부터 영의정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옳지. 짐이 네 병조판서직을 거둔 것이 섭섭했구나. 그래서 반역을 했더냐?”
“소신은 반역한 일이 없사옵니다.”
“여봐라. 저 놈에게 곤장을 치거라.”
군사들이 남이를 형틀에 묵고 곤장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곤장 여나믄 대를 맞고 난 남이가 큰 소리로 외쳤다.
“원컨대 천천히 하소서. 신이 꾀한 일을 아뢰자면 깁니다. 원컨대 술 한 잔을 주시고, 묶은 끈을 늦추어 주시면 일일이 고하겠나이다.”
상감이 남이의 청을 들어 주었다.
끈을 늦추어 주고 술 한 잔을 마시도록 하였다.
술잔을 군졸에게 돌려 준 남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소신이 과연 반역을 꾀하려고 하였사옵니다. 유자광과 더불어 얘기한 내용이 모두 사실이옵니다.”
남이의 대답에 상감이 재차 물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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