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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누른대 출신, 조선조시대 충신 유 자 광 <51>5. 유자광 날개를 달다 <5>

“남이의 말이 심히 옳지 못하옵니다. 신하를 대함에 전하께오서는 언제나 공평하셨사옵니다.”

상감이 다음으로 승지 어세겸을 불러 물었다.

“남이의 말이 옳으냐?”

어세겸이 바로 대답을 못하고 어물거리자 상감이 말했다.

“짐이 어세겸을 쓸만한 사람이라 여기고 썼더니, 승지가 된 후부터는 그 옳음을 보지 못하였구나. 짐이 세종조의 승지를 겪어 보았지만, 한결같이 직분에 충실하였다. 헌데 지금의 승정원은 그때 같지를 않구나. 세자와 이준은 가까이 다가와 내 술을 받거라.”

세자와 귀성군이 나와 상감의 술잔을 받았다.

“짐의 기분이 많이 안 좋구나. 세자와 귀성군은 춤을 추고 기생들은 노래를 부르거라.”

기생들의 노래에 세자와 이준이 춤을 추었다.

어깨를 덩실거리며 따라서 춤을 추던 상감이 시를 읊듯 읊었다.

“누가 대장군인가? 귀성군이로다. 누가 천하를 평정하였는가? 귀성군이로다. 누가 천하의 인물인가? 귀성군이로다. 누가 소자인가? 귀성군이로다. 누가 대훈인가? 귀성군이로다. 상당군은 나와 짐에게 술을 올리거라.”

상감의 명에 한명회가 나와 술 한 잔을 올렸다.

“누가 원훈인가? 한명회로다. 누가 구훈인가? 한명회로다. 누가 신훈인가? 귀성군이로다. 영순군은 나와 내게 술을 올리고 춤을 추거라.”

영순군 이부가 나와 술잔을 올리고 춤을 추었다.

상감이 노래를 부르듯 읊었다.

“누가 무훈인가? 영순군이로다.”

상감이 비틀거리며 춤을 추고 있었다.

그때였다.

자광은 북쪽 하늘에서 유난히 큰 별똥별 하나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어쩐지 서늘한 기운이 자광의 온 몸을 훑고 지나갔다.

다음날 남이는 의금부에서 풀려났다.

백배 사죄를 하겠다는 남이를 상감은 만나주지 않고 도승지를 불러 들였다.

“겸사복장이 무엇인가?”

“전하를 최측근에서 보필하고 안위를 책임지는 직책입니다.”

“겸사복장이 짐에게 불만이 있다면 옳은 일인가 그른 일인가?”

“그른 일입니다.”

“남이를 겸사복장에서 파직시키라.”

그러나 남이를 향한 상감의 정은 식지 않아 이 해 7월에 2십대의 청년인 이준을 영의정으로 임명하면서 남이에게는 공조판서와 오위도총부 도총관직을 제수하여 가까이 두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다음달에 바로 병조판서직을 제수하였다.

이준을 조정의 책임자로 삼았다면 남이에게는 병권을 온전히 맡긴 셈이었다.

그러나 남이는 그 성품의 오만함으로 주위에 적이 많았다. 대신들이 득달같이 일어나 반대상소를 올렸다. 결국 상감은 남이를 병조판서직에서 해임하고 겸사복장의 자리에 복귀시켰다.

자광은 설흔살도 채 되지 않은 이준을 영의정에 앉히는 인사를 보고 상감의 정신이 많이 흐려져 있음을 눈치챘다. 비록 세자를 지키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너무 파격적이었다. 귀성군 이준이 아무리 뛰어난 인물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은 인재를 등용하는 순리가 아니었다.

‘결국은 또 다시 나 홀로 서야겠구나. 찬 바람 부는 세상에 홀로 서서 내 몸을 지탱해야 겠구나. 얼자로 태어나 정3품 참지까지 했으면 내 인생도 그리 허망하지는 않았지 않은가? 무얼 더 욕심을 내리.’

유자광의 뇌리로 그런 생각이 스쳐갔다.

 

6. 남이의 욕심은 참화를 부르고 <1>

 

유자광을 바라보는 남이의 눈빛이 달라졌다.

조카를 죽이고 임금의 자리를 빼앗았던 세조가 죽고 나이 어린 상감이 즉위하고 나자 눈빛뿐만이 아니라 말투까지 달라지고 있었다.

전에는 여전히 ‘얼자 주제에’ 하고 업신여기고 깔보는 태도로 대했다면 어린 상감이 즉위하고 나서부터는 눈빛도 많이 부드러워졌고, 자광을 부르는 호칭도 ‘어이’에서 ‘유참지’로 바뀌어 있었다.

어느날이었다.

국상 중의 어수선함도 많이 정돈되고 궐이 안정을 찾아 가던 중이었다.

자광이 내병조에서 입직을 하고 있는데, 남이가 겸사복장의 정복차림으로 찾아왔다.

“유참지, 수고가 많으시오.”

“겸사복장께서 여기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자광이 많이 초조해하는 남이의 눈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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