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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누른대 출신, 조선시대 충신 유자광 <48>5. 유자광 날개를 달다<2>

상감의 강압으로 유자광의 일을 더 이상 드러내놓고 거론할 수는 없었지만, 조정대신들이나 사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많았다. 오직 재주 하나만으로 관리를 뽑는다면 장차 조정에는 양반이건 상민이건 출신에 상관 없는 벼슬아치들이 넘쳐 날 것이라고 불평을 털어 놓았다.

양반들이나 사림들 입장에서는 자기 손 안의 떡이 줄어드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사간 가운데 하나가 임금께 아뢰었다.

“유자광의 병조정랑 벼슬이 가당치 않다는 상소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올라 옵니다. 유자광의 일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자칫 전하의 선정에 누가될까 걱정입니다.”

“그 일은 거론하지 말라고 했느니라.”

“전하, 사림의 불만을 잠 재울 방법이 한 가지 있사옵니다.”

“무엇이더냐?”

“조정대신들이나 사림들 중에는 유자광이 서얼출신이라는 것보다는 유자광이 양과출신이 아닌 것을 더 문제 삼고 있는 이들도 있습니다. 유자광에게 과거를 치루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유자광에게 과거를 치루게 한다?”

“다행이 유자광이 장원이라도 한다면 양과출신이 아니라는 불만은 해소될 수 있을 것이옵니다.”

“옳지, 그러면 되겠구나. 마침 내가 돌아오는 보름날에 온양으로 행차할까 한다. 그때 온양에서 별시를 치루면 되겠구나.”

온양의 별시는 오직 유자광만을 위한 과거시험이었다.

시험관은 신숙주였다.

신숙주 역시 유자광을 중용한 상감의 처사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던 참이었다. 유자광의 답안지를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낙방처리를 하여 버렸다.

급제자의 명단을 받아 본 상감이 유자광의 이름이 없음을 이상하게 여기고 답안지를 가져오라고 시켰다.

상감이 살펴보니 유자광의 답안은 급제자의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높은 식견과 수려한 문장이 돋보였다.

“도대체 시험관들은 유자광의 답안지를 읽기나 한 것인가? 아니면 좋은 글을 구별해낼 수 없을 만큼 시험관들의 학문이 형편없었다는 말인가?”

상감이 분노하여 질책하자 시험관 중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시험관들은 설마 상감이 자광의 답안지까지 검토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유자광을 장원으로 올리거라.”

결국 온양별시에서 장원을 한 자광은 정 5품 병조정랑에서 4단계가 뛰어오른 정3품 당상관인 참지가 되었다. 이처럼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 할 수 있었던 것은 조정관원으로 문과에 급제하면 품계를 뛰어 넘어 당상관으로 임명한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정대신들이나 양반, 그리고 호시탐탐 자광을 끌어내리려고 기회를 엿보던 사림들에게는 혹을 떼려다 오히려 혹을 붙인 꼴이 되고 만 셈이었다.

 

그 무렵의 어느날이었다.

이날 남이와 자광이 대전에 들어 있는데, 상감이 말했다.

“오랫만에 사후정에 나가 활을 쏘아야겠구나. 어떤가? 그대들이 아끼는 자를 하나씩 추천하여 활쏘기 시합을 하는 것이?”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가장 많이 맞춘 자에게는 활과 화살을 내려주겠노라.”

그래서 남이는 김연근과 신정보를 추천하고 자광은 최강을 추천하여 시합을 벌였다.

김연근과 신정보는 남이가 이시애의 난 때부터 아끼던 부하로 군영에서도 활깨나 쏜다고 소문이 났던 자들이었다.

자광이 추천한 최강은 귀성군 이준의 부하로 역시 활을 잘 쏜다는 소문이 나있던 터라, 자광이 평소 눈여겨 보고 있던 차였다. 언제 기회가 되면 손수 활쏘기를 가르쳐 줄까, 마음 먹고 있던 중이었다.

먼저 김연근과 신정보가 쏘았다. 김연근은 일곱발을 과녁의 정중앙에 꽂았고, 신정보는 아홉발을 꽂았다.

다음은 신정보와 최강의 대결이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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