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애 형제를 형틀에 묶어 놓고 도총사 이준이 물었다.
“너는 무슨 사유로 반란을 일으켰느냐?”
이시애가 대답했다.
“나에게는 사유가 없다.”
이준의 눈짓에 병졸이 곤장을 내리쳤다.
이시애가 끙 신음을 내뱉으며 말했다.
“강효문이 모반하므로 내가 먼저 병사를 모아 성상의 은혜를 갚으려고 하였다.”
이준이 물었다.
“과연 네 말이 사실이라면 어찌하여 강효문의 모반을 먼저 아뢰지 않았는가?”
“그런 절차를 거치자면 때를 놓쳐 제때에 역당을 제압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미 강효문을 죽인 다음에는 어찌 알리지 않았는가?”
“중간에서 해를 당할까 염려했다.”
이시애가 두려워하는 눈빛으로 이준을 비롯한 장수들을 둘러 보았다.
이번에는 어유소가 물었다.
“네가 강효문이 모반하였다고 선동하면서 여러 진의 수령들을 다 죽인 것은 무엇 때문이냐?”
“내가 알바 아니다. 내 수하와 병사들이 스스로 한 일이지, 내가 시킨 일이 아니다.”
“역당 주제에 참으로 뻔뻔하구나. 형세가 불리하다하여 잘못을 아랫 사람에게 떠넘기려는가? 명색이 한 고을의 수령이었고, 스스로 장수라 칭하는 자가 어찌 그리 옹졸한가?”
“나는 옹졸한 사람이 아니다. 내 잘못을 아랫 사람에게 떠넘기지도 않았다.”
“비겁하구나. 네가 여러 진의 유향소에 글을 보내 한양에서 보낸 수령들을 다 죽이라고 하였는데, 알지 못한다고 발뺌을 하는 것이냐?”
어유소의 다그침에 이시애가 침묵을 지켰다.
다시 이준이 물었다.
“어찌하여 네 스스로 절도사라고 자칭하였느냐?”
“백성들의 마음을 모으려고 그랬다.”
“이시합은 어찌하여 우후라고 칭하였느냐?”
“그것은 내가 모르는 일이다.”
“차운혁은 무엇 때문에 죽였느냐?”
“내가 죽인 것이 아니다. 혼란 가운데 부하들이 흥분하여 죽인 것이다.”
“너는 끝까지 부하들의 탓으로 돌리는구나. 무엇 때문에 신숙주와 한명회가 모반하였다고 거짓을 고했는가?”
“조정의 우두머리가 죽으면 우리의 일이 쉽게 풀리리라 믿었다.”
“너는 언제부터 모반을 준비하였는가?”
“처음에는 모반할 마음이 없었다. 강효문을 죽인 다음에 비로소 역모할 마음이 생겼다.”
이시애가 고개를 들고 이준을 비롯한 장수들을 바라보았다.
어유소가 발끈하여 말했다.
“저 놈이 끝까지 거짓을 말하는구나. 바른말을 할 때까지 매우 쳐라.”
병사가 곤장을 높이 들어 힘껏 내리치자 이시애가 말했다.
“내가 어머니의 상을 당하여 회령부사직을 사직하고 근신 중에 있을 때 역모가 있었는데, 중앙군의 대처가 매우 늦었다. 벌써 3년이 지났지만, 나는 늘 북쪽의 변경에서 반란을 일으키면 중앙군의 늑장대응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함길도 각고을의 수령을 임명하여 두고 내 뜻대로 다스리려 한 것일 뿐이다.”
“저 놈이 아직도 바른 말을 하지 않는구나. 매우 쳐라.”
곤장을 맞은 이시애가 말했다.
“함길도에 의지하여 군사를 수년 동안 길러 바로 한양을 점령하려 하였다.”
이준이 말했다.
“저 놈이 이제야 모반한 사실을 실토하는구나. 저런 놈은 따로 국문할 필요도 없다. 이제 제 입으로 모반을 인정했으니, 저 놈의 사지를 찢어 죽이거라.”
이준의 명령에 병사들이 나와 이시애와 이시합의 사지를 말에 묶어 찢었다.
그리고 그 조각들을 5진에 보내 경계를 삼게 하였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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