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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누른대 출신 조선시대 충신 유자광 <35>3. 한양으로 <7>

자광이 그날 발행된 조보를 훑어 보는데, 사헌부 대사헌으로 있는 유자환이 전라도 관찰사에 봉해졌다는 기사가 실려 있었다.

“대사헌 유자환이라면 자광이 자네 형님이 아니신가?”

양돌석이 물었다.

“예, 번수장님.”

그때 쯤에는 갑사들 사이에서는 유자광이 얼자출신이며 뛰어난 학문과 무예를 가지고도 갑사에 머물고 있는 까닭을 알고 있었다.

한번도 자신을 구체적으로 드러내 보인 일이 없는데도 유자광이 하루에 천리를 걷는 축지법을 쓰고 있으며, 활은 백발백중의 명궁에다 칼이건 창이건 대적할 자가 없을 만큼 무예가 뛰어나다고 소문이 나 있었다.

그날밤 자광이 자환을 찾아갔다.

형수 윤씨의 눈치를 보는 것보다 먼 길을 떠나는 형님을 전송하는 것이 도리라고 여겼다.

이날은 윤씨도 자광을 향해 눈을 흘기지는 않았다.

“자광이 왔느냐?”

“예, 아씨 마님. 서방님께서 먼 곳으로 가시게 되어 심려가 크시겠습니다.”

“먼 곳으로 가건 말건 나하고 무슨 상관이란 말이더냐?”

윤씨가 찬바람을 일으키며 안 채로 건너가 버렸다.

“형수님이랑 함께 가십니까?”

자광의 물음에 자환이 쓸쓸한 웃음을 흘렸다.

“아니다. 함께 가겠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절에서나 머물겠다고 하는구나. 차라리 잘 되었구나. 부부노릇을 못한지 오랜 세월인데, 함께 임지에 간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전주로 가시면 남원의 아버지는 종종 뵙겠습니다, 형님.”

“사사로이 그럴 수 있겠느냐? 기별을 넣어 아버지께서 찾아 오신다면 모를까.”

자환의 말에 자광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주는 아니었지만, 자광은 형 자환에 대한 세상의 평판을 듣고 있었다.

자환은 윗사람은 당당하게 대했고, 아랫 사람에게는 너그럽고 겸손하다고 했다. 또한 자신의 일로 모시는 윗전의 명예를 더럽힌 일도 없으며, 아랫 사람에게 위세를 부리는 일도 없다고 했다.

“형님은 좋은 수령이 되실 것입니다. 형님 덕분에 전라도 백성들의 삶이 한결 편안해 지겠군요.”

“글쎄다. 관직에 나온 이후 나는 나 자신에게 떳떳하려고 애를 썼다. 허나 이번에는 좀 다르구나. 내가 관찰사 노릇을 제대로 해낼지, 내가 다스리는 전라도 백성들의 삶이 윤택해 질 수 있을지, 내 건강이 그걸 감당해 낼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제가 형님을 곁에서 지켜 드리고 싶지만, 사람들 눈도 그렇고 아무튼지 저는 한양에서 길을 열어 보겠습니다.”

“그러그라. 내가 없드래도 혹시 네 형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도와주도록 하거라.”

“제가 도울 일이야 생기겠습니까? 떵떵거리며 사는 친정이 있는데요.”

그렇게 자환은 전주로 떠났다.

자광에게는 형 자환이 없는 한양이 텅 빈 듯 쓸쓸했다.

그러나 자환은 전라도 관찰사를 채 반년을 채우지 못하고 한양으로 돌아왔다.

헐레벌떡 안국방으로 찾아 온 하인이 말했다.

“대감마님께서 돌아오셨습니다.”

“그래? 내 형님이 한양으로 오셨다고?”

자광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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