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이제 완연한 봄이다.
벚꽃이 일찍 떨어지긴 했지만, 산으로 들로 나들이를 다니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봄이면 누이와 달래, 냉이, 쑥을 캐러 다녔던 어린 시절이 봄내음과 함께 떠오른다.
따온 쑥으로 쑥떡이며 쑥국을 해 먹기도 했다.
바닥에 붙어 자라는 일반적인 쑥(애엽)과 달리 사철쑥은 긴 가지에서 잎이 나온다.
봄에 나는 사철쑥이 맛도 좋고 약효도 가장 좋은데, 잔 털이 복슬복슬 붙어 있어서 면인진이라 부른다. 여름이 되면 이파리가 코스모스 잎처럼 가늘고 긴 모양으로 나며, 가을이 되면 아주 작은 꽃이 피고 씨가 맺힌다.
가을에 가지째 채취한 사철쑥을 화인진 또는 인진호라 부른다.
흔히 땅바닥에 붙어 자라는 쑥은 한의학에서는 애엽이라는 약재로 쓰고 있으며 이는 생리불순, 생리통, 찬 것을 많이 먹어서 생긴 설사 등에 효과가 있다. 오늘 알아볼 약재는 애엽이 아니라 사철쑥, 즉 인진호(인진, 면인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한의학에서 인진호라고 유통되는 한약재는 크게 사철쑥을 4∼5월에 채취한 면인진과 가을에 채취한 인진호(화인진)가 대부분이며 간혹 더위지기가 인진호로 유통되기도 하지만 더위지기는 한인진이라고 하여 사철쑥에 비해 약효가 떨어진다.
인진호는 황달 치료의 성약이라 불릴 만큼 간, 쓸개에 특효가 있는 약이다.
술을 자주 먹는 사람에겐 더 없이 좋은 약이 된다.
TV에 CF에도 나오는 간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 먹는 우루*는 UDCA라는 성분으로 가장 중요한 효능은 담즙산을 분비해서 지방의 소화를 돕는 이담작용이다.
사철쑥(인진호)는 이 이담 작용을 하는 천연 우루*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과 지방을 줄여 주는 효과도 탁월해서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이나 비만 환자를 치료 할 때도 좋은 약재가 된다.
<본경소증>에 인진호는 맛이 쓰고 기가 평하며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기를 보호하며 노화를 막는다고 하였다. 논문에서도 소음인의 피부 면역을 빠르게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필자 또한 술을 많이 먹는 환자의 두드러기 치료에는 반드시 처방에 인진호를 넣는다.
인진호는 항산화 작용이 있어 노화를 늦추는 효능이 있다. 피부의 주름개선에도 인진호를 장복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관상동맥을 확장해주고, 혈압을 낮추는 효능까지 있으니 들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천연 건강기능식품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간경화나 간암 등에 효과를 보인다는 논문들도 있지만, 전문적으로 진단을 받고 처방을 받은 것이 아닌, 민간요법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먹을 땐 그러한 효능까지 기대하며 먹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다.
인진호는 사상 체질중 소음인에게 가장 잘 맞는 약재인 만큼, 장복 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같은 효능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겨우내 잠들어 있던 생명들이 꿈틀대는 봄이다.
우리의 인체도, 삶도 봄날처럼 활력이 샘솟는 4월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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