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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누른대 출신, 조선조시대 충신 유자광<17>2. 운명의 굴레를 벗기 위하여

“소자, 집을 떠날까합니다.”

“집을 떠나?”

“예, 아버지 말씀대로 얼자의 굴레를 벗기 위하여 지리산으로 들어갈까 합니다. 뱀사골 송림사에 의지하여 온 지리산을 누비며 소자를 단련시킬까 합니다. 몇 년이 되었건, 아버지 와 세상 사람들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을 때 나오겠습니다.”

“그렇게 하거라. 아버지는 자광이 너를 믿는다. 남원사람들이 수군거리는 대로 네가 자환이 보다 학문도 깊고 무술 실력도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네가 소문으로 들어 알고 있듯이 너는 내가 백호랑이 꿈을 꾸고 태어난 아이니라. 그 꿈값을 하리라고 믿느니라.”

아버지 유규의 말에 자광은 몇 년 동안 사흘거리로 백호랑이 꿈을 꾼다는 것을 털어놓고 싶었다. 얼마 전에는 지리산 뱀사골 계곡에서 호랑이와 눈싸움을 하여 이긴 일이 있다는 것도 자랑을 치고 싶었다.

그러나 백호랑이 꿈은 혼자서만 간직해야할 비밀이었다. 자칫 입 밖에 내놓았다가는 실없는 놈으로 웃음거리가 되기 십상이었다.

“언제 뗘나려느냐?”

“형님이 한양으로 떠나시면 소자도 곧바로 집을 나가려고 했습니다. 쇠뿔은 단김에 빼랬다고 오늘밤에 떠나겠습니다.”

“밤길을 걷겠다는 말이더냐?”

“소자한테는 밤길이 더 편합니다.”

“그렇겠지. 밤에는 사람들의 시선이 없으니까. 나가 보거라. 내가 곧 잠자리에 들 것이니 따로 인사할 것은 없다. 네 어머니를 잘 이해시키고 떠나거라.”

큰 사랑을 물러나온 자광이 곧장 부엌에 딸린 어머니의 방으로 갔다.

“어머니, 자형이를 불러 주십시오.”

자형이는 행랑채에 머물고 있었다. 나이가 열 두 살이었지만, 글 읽고 말 타는 것 보다 머슴들과 어울리는 것을 더욱 좋아했다.

자광이 틈이 날 때마다 들러 글을 읽으라고 다그쳐도 늘 들은 둥 만 둥이었다.

어머니가 초에 불을 당겨놓고 자형이를 불러왔다.

“소자, 집을 떠날까 합니다.”

“언제 말이냐?”

“지금 떠나겠습니다. 자형이 네가 어머니를 잘 돌봐 드리거라.”

금방 잠이 깨어 불려 온 자형이가 하픔을 참으며 자광을 올려다 보았다.

“자형아, 책은 어디까지 읽고 있지?”

“천자문을 다 떼고 명심보감을 읽고 있습니다, 형님.”

“이제 겨우 천자문이더냐? 글 읽는데 게으름을 피우지 말거라.”

“자광이 너 하나면 족하구나. 자형이한테까지 헛바람을 넣을 필요는 없다.”

어머니가 한숨을 섞어 말했다.

“아닙니다, 어머니. 한번도 말씀드린 적이 없지만, 제가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어머니를 아버지의 정식부인으로 만들어 드릴 것이며, 아버지께서도 벼슬길에 나가시도록 길을 열어드리겠습니다. 그리되면 자형이는 자연히 과거를 볼 자격이 생길 것입니다.”

“그리만 되었으면 오죽이나 좋겠냐만...기왕 떠날 것이면 어서 떠나거라. 잠귀 밝으신 노마님이 깨어나시면 일이 복잡해 진다.”

“그리하겠습니다. 절 받으십시오, 어머니.”

“아니다. 밤에는 귀신한테나 절을 하는 것이다.”

어머니가 손짓으로 자광을 내몰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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