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문’ 비정, 실체적 규명 못해 시민들 의구심만 증폭

기문가야 명칭에 대한 남원시민사회 반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남원시가 전문가를 초청해 공론의 장을 마련했지만 난해한 학문적 자기주장에 의구심만 더 증폭됐다.

남원시는 5일 오후 2시 하정동 지리산소극장에서 ‘남원시 가야역사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

전라북도와 남원시가 주최하고 전북사학회·전라문화연구소가 주관해 열린 이날 토론회는 가야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고, 남원의 가야 명칭을 ‘기문’으로 비정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논쟁을 진단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결론적으로는 시민들의 답답함만 더 가중됐다.

기문가야에 대한 학문적 논리를 제공한 주류학자들(찬성측)에 대해 재야사학자들(반대측)이 논리의 모순과 부실을 지적했지만 시원하게 실체적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자신들의 학문적 연구 결과만 되풀이해, 격론만 하다 끝났기 때문이다.

먼저 주제발표에 나선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이도학 교수와 군산대학교 곽장근 교수는 각각 ‘임나와 기문국에 대한 몇 가지 의문’과 ‘고고자료로 본 전북 동부가야문화’를 강론하며 남원지역의 기문가야 비정을 역사적 자료와 고고학 유물 발굴 관점에서 당연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어진 발표에서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과 박찬화 (사)대한사랑 연구위원은 ‘가야와 임나일본부’, ‘기문가야, 학문적으로 성립 가능한 개념인가’를 주제로 일본서기와 임나일본부설의 불확실하고 왜곡된 역사적 기술을 남원의 가야역사에 끌어넣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을 피력했다.

주제발표부터 극명한 대립을 보인 찬반양론은 조법종 전북사학회장이 좌장을 맡아 이어진 쟁점토론에서도 불꽃을 튀겼지만, 시민들이 원하는 대답은 내놓지 못한 채 서로의 입장과 주장만 재확인 했다.

쟁점토론 시간에는 역사기술의 해석을 두고 방청객들의 고성과 항의가 쏟아지기도 했다.

또 토론회를 통해 질문에 나선 시민들은 남원 가야문화유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적극 찬성하지만, 기문가야 명칭은 절대 용인할 수 없다며 강한 반발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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