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방귀가 요즘 너무 자주 나와서 건강에 이상이 아닌지 문의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최근 갑자기 냄새가 많이 나는데, 대장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분들 또한 흔히 접한다.
방귀는 장 내에 모이게 된 가스를 몸 밖으로 배출 시키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생리현상이다.
장에 가스가 모이는 이유는 첫 번째로 음식을 삼키면서 자연스레 공기를 같이 마시게 되는 경우가 있고, 또 하나는 장에서 세균에 의해 음식물이 발효되면서 발생하는 가스가 쌓이는 경우다. 장에 가스가 모였으니 밖으로 배출하는 건 당연한 과정인 것이다.
방귀는 정상인의 경우 하루에 10~20회 정도, 배출되는 가스량은 500cc에서 1500cc 정도 나온다. 방귀가 잦다고 걱정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장내 발효가 많이 일어나는 음식물을 섭취해서 생기는 정상적인 방귀지만, 공기연하증(음식을 섭취할 때 과도하게 공기를 많이 들이마시는 증상), 소장내 세균 과다증식, 과민성 장증후군 같은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방귀 횟수가 증가하게 된다.
원래 방귀는 냄새가 없는 것이 정상이지만, 냄새가 지독하다고 해서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방귀의 구성성분은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메탄이 99%를 차지하고 나머지 1%는 황화수소 같은 황이 포함된 가스다.
냄새가 나는 방귀는 이 황성분이 들어가 있는 방귀에서 발생하는데, 황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콩, 브로콜리, 달걀, 육류 같은 음식들이다.
또 방귀를 참으면 대장암이 생긴다든지, 피부트러블이 생긴다는 얘기를 많이들 하시는데, 사실 방귀를 참으면 복부팽만, 더부룩함이 발생 할 순 있지만, 대장암이 생기거나 피부에 트러블이 생긴다는 것은 오해다.
잦은 방귀보다는 방귀가 안 나오는 게 더 큰 문제다.
복부내장에 심각한 병이 생기면 장이 정상적인 연동운동을 못해서 배가 아프면서 방귀가 전혀 안 나오는 경우가 생긴다.
심하(명치)에 복통이 생기면서 대변과 방귀가 안 나올 경우 연동운동에 문제가 생길만한 심각한 질환이 있을 수 있으니 정밀한 검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수술 후에는 일시적으로 장이 연동운동을 멈추게 되는데 이때는 정상적인 연동운동이 되는 증거로서 방귀를 살펴보게 된다. 방귀가 나오게 되면 ‘이제 연동운동이 정상적으로 되는구나’ 라고 판단하고 금식을 풀고 음식을 섭취해도 된다는 뜻이다.
방귀가 잦은 게 문제될게 없다지만 사회생활을 할 때 민망한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장에 가스를 발생 시키는 음식들은 알아 두는 게 좋을 듯하다.
장내 가스를 많이 발생하게 하는 음식으로는 우유나 유제품이 있는데 이는 유당이 포함되어 있고, 유당은 세균이 발효시키는 재료가 되어 가스발생이 많아진다. 과일에 있는 과당도 흡수가 느려서 발효가 일어나고 가스가 발생하게 된다. 사과, 수박. 배 같은 과일이 대표적이다. 반면 포도나, 감귤류는 가스 발생이 가장 적은 과일로 분류된다.
곡물 중에는 통밀은 가스가 많이 발생되고, 백미는 가스 발생이 가장 적다.
한의학에서는 방귀를 기(氣)가 밑으로 빠져 나간다고 하여 하기(下氣)라 하는데, 하기는 심(心)에 속한다고 하였다.
실제로 스트레스가 많은 분들은 심기(心氣)가 손상되어 잦은 방귀를 호소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잦은 방귀나 방귀 냄새가 갑자기 심해져서 걱정이셨던 분들은 이제 쌓아두지 말고 시원하고 편하게 배출해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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