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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류명창 이화중선 <1>

“묵는 것이 션찮헌개긍가 몸뎅이가 자꼬 깔아앉아.”

안남미 밥을 억지로 씹고 있던 이화중선이 단무지 한 조각을 입에 넣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역시 벌레씹은 낯빛으로 밥수저를 입으로 가져가는 임방울을 바라보았다. 먹는 것이 부실해서인지 임방울의 얼굴빛도 노랗게 떠 있었다.

“하이고, 화중선이 누님, 내 말씸이 그 말씸이요. 밥이라고 푸실푸실헌 것이 바람이 불면 휙 날라가뿔것소. 윤기 자르르 흐르는 쌀밥에다 김치 한 가닥 척 얹어가꼬 볼따구니가 터지도록 묵어뿔먼 없던 심도 저절로 생길 것인디.”

임방울의 너스레에 이화중선이 수저를 내려놓고 엉덩이짓으로 물러 앉았다.

“언니, 그러다가 일본 공연을 마치기도 전에 죽고 말겄소. 언제는 우리가 밥얼 맛으로 묵었소. 살라고 묵었제.”

동생 이중선이 수저를 다시 쥐어주며 이화중선을 상앞으로 끌어다 앉혔다.

“중선이 말이 맞소, 누님. 히말때기 없기는 누님이나 안남미밥이나 마찬가진디, 맛 없다고 이것이라도 안 묵다가 누님이 쓰러지고 나면 대동가극단도 문닫고 마요. 그리되면 나라잃고 왜놈의 땅에 끌려와 죽을 고생을 하는 조선동포들은 누가 위로해 준다요? 화중선 누님이 없으면 춘향전의 춘향이는 누가 맡을 것이며, 심청전의 심청이는 또 누가 맡겄소? 어서 잡수씨요.”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임방울의 목소리에 물기가 맺혀있었다.

“방울이 동생도 참, 나 없다고 춘향전 못허까? 심청이 헐 사람이 나 혼자 백이 없으까? 나 보다 이쁜 중선이도 있고...”

이화중선이 마지못해 수저를 들며 한 마디했다.

“그런 소리 마씨요. 누님이사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친동기간인 중선이럴 그리 말씸허요마는 내가 보기에는 중선이는 아직 멀었어라우. 소리가 귀에 착착 앵기는 맛이 부족허당깨요. 아, 어제 저녁 공연 때도 안 보았소? 누님이 춘향전 만으로도 심이 부쳐서 중선이가 대신 나가 추월만정얼 부른다고 헌깨, 이화중선이 나와라, 이화중선이 나와라험서, 기언시 안 불러냅디까? 중선이는 공부를 쪼깨 더해야 헐 것인깨, 그동안만이라도 누님이 심얼 내씨요.”

“알겄네, 알았구먼. 중선이가 내 몫얼 헐 때 꺼정만이라도 내가 살아있어야제.”

이화중선이 안남미밥을 한 수저 떠서 된장국에 담갔다가 입으로 가져가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막상 이화중선을 외치던 동포들의 목소리가 귀에 쟁쟁거리자 이대로 쓰러져서는 안 된다는 오기 같은 것이 생겼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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