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로 본원에 내원하는 소아들은 한 명도 예외 없이 보습제를 바르고 있다.
왜 바르고 있냐고 물어보면 “이걸 바르면 각질이 안 생겨요”, “병원에서 꼭 바르라고 했어요”, “보습제를 바르면 덜 긁는 것 같아요” 등등 이유도 다양하다.
정말 보습제는 아토피 치료에 도움이 되는 걸까?
보습제는 말 그대로 습기를 보충해주는 제품이다.
갓난아기 때부터 팔 다리 오금과 목에 아토피가 있었고, 지금 네 살이 된 아이가 3년째 보습제를 바르며 관리를 해오다가 본 원에 내원하였다.
그 보호자에게 “갓난아이 때 이 아이가 팔 다리 오금과 목이 습기를 보충해 줘야 할 정도로 건조했습니까?” 라고 물었다. 당연히 팔다리 오금과 목은 살이 접혀있어서 항상 축축한 부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보호자는 보습제를 발라 주고 있었을까?
내 기억속에 어른들은 신생아들의 목과 오금에는 습기를 제거하는 파우더를 발라주고 수시로 수건으로 땀을 닦아주고, 손부채로 땀을 말려주곤 했는데, 그때의 아기와 지금의 아기는 다른 종인가? 그렇지 않다면 무엇이 상식적이며 무엇이 세뇌된 결과일까?
땀이 많이 고이고 축축한 곳은 습기를 제거야 할 곳이지 습기를 보충하기 위해 보습제를 바를 곳은 절대 아니다.
타 의료기관에서 아토피라 진단받고 내원하는 아이들의 절반 이상은 간찰진이라는 질환을 오진한 경우다.
간찰진은 접히는 부위에 땀이 차고 그 땀을 제때 닦아 주거나 말려주지 않아서 붉게 되고 짓무르는 질환이다.
이러한 부위에 습기를 되려 보충해주는 보습제를 발라왔으니 당연히 점점 악화만 되어갔던 것이다. 건조해서 아토피가 되었다면 오금 부위가 아닌 팔꿈치나 무릎 정강이 같은 부위가 아토피가 되었어야 옳지 않은가? 왜 24시간 접혀있어서 습기가 가득한 오금부위와 목 부위가 아토피가 되었단 말인가? 반복해서 같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여기저기서 같은 내용의 말을 듣다보면 결국 상식의 눈은 멀어버리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세뇌가 이루어진다.
방을 시원하게 관리하고, 보습제를 바르고, 가습기를 틀고,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토피가 낫지 않는 것은 무비판적인 세뇌가 만들어놓은 결과물이다.
보습제를 바르면 각질이 안 생기는 것이 아니라, 각질이 보습제에 녹아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뿐이다.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마음은 편할지 몰라도 치료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습기를 틀어서 습도를 60%로 맞춘다고 해서 피부의 습도가 올라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겨울에 눈이 오는 날은 공기 중 포화습도가 100%다. 하지만 이런 날에도 다리에 각질이 생기는 건 왜일까? 한 여름 공기가 건조한 가뭄일 때에도 피부는 촉촉하다 못해 축축한 건 왜 일까? 피부의 습도는 공기의 습도가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공기의 온도가 좌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방안 온도를 높이고 따뜻하게 관리해준다면 피지선과 한선(땀샘)이 활성화되면서 자연히 피부는 촉촉해진다. 피지라는 ‘기름’과 땀이라는 ‘물’이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천연 보습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공기를 차게 만들어서 피지나 땀이 분비 되지 못하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선 “우리 아이는 피부가 건조해요”라며 글리세린(기름)과 정제수(물)로 만든 보습제를 사서 바르는 건 아이의 호흡기에도 피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토피 환우의 보호자들은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서 각자의 방식으로 노력을 한다. 그 노력의 에너지를 좀 더 상식적이고 올바른 방향으로 쏟을 때 완치의 길은 열리는 것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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