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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달빛고원 인월예찬양선모 남원시 인월면장

 

 

 

 

 

인월의 날씨를 엿보며 묘한 곳이라는 말을 하기 까지 두 달이 걸렸다.

그 전까지 나는 사람들로부터 인월이 겨울이면 눈이 많이 와서 오고 가기가 어려운 곳이라는 말을 들었을 뿐인데 올 들어 내가 눈다운 눈을 본 것은 트랙터가 면사무소 마당의 눈을 치우던 어느 하루 뿐 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서너 판은 눈 맛을 볼 수 있으리라는 나의 은근한 기대는 지나가 버렸다. 다만 나는 은밀한 관찰로 멋 부리는 인월 날씨의 속내를 알게 되었다.

인월의 하루는 사계절이 섞여서 온다. 삼봉산 골짜기에 걸려있던 산안개가 거슬러 올라가면 새 살 같은 아침이 열렸다가 어느 틈이고 황산(荒山)을 내려 온 바람이 밀려들어 서서히 구름이 무리를 지어가며 날이 흐려진다.

그러다가 비가 내리기도 하는데 잠깐이라도 햇볕에 데워져 오전에 내리는 비와 저물녘에 내리는 비는 다르다.

햇볕이 머금었던 시간에 내리는 비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맑은 하늘과 웃는 구름을 드러내지만 오후에 내리는 비는 가는 눈이 되었다가 다시 맑은 하늘을 드러내며 하루를 마감하곤 한다.

소년처럼 해맑게 시작했던 아침은 여름이고 수줍은 햇살이 가난한 집 마당에 드는 봄이 되었다가 람천을 내려온 바람이 드세지는 오후엔 가을이 느껴진다.

그리고 서녘하늘이 황혼이 물들어 가기 시작하면 산 그림자가 마을을 덮고 기온이 떨어진 인월고원엔 달이 들이 비칠 채비를 하는 것이다.

이 곳 사람들은 지리산 길목에 새순이 돋기 시작하는 음력 3월이 되기 전까지 두꺼운 겨울 옷을 입고 다니는데 이방에서 온 객들에게 “인월은 좀 추워요”라며 인사를 한다. 아마도 인월 사람들은 온도가 낮은 것이 자신들 탓이라고 겸연쩍어 하는 것 같다.

지리산으로 둘러싸인 해발 450m 고지인 인월은 평지보다 온도가 3도가 낮고 함양을 넘어오는 산바람과 람천을 따라 불어오는 황산바람이 만나는 곳이다.

그런 변덕스런 날씨의 맛과 해가 지면서 시작되는 월출의 조화는 인월의 풍향(風香)을 즐길 줄 아는 사람만이 맛보는 낭만이 아닐 수 없다.

작은 마을 골목마다 서려 있을 사람 냄새와 이야기들을 찾아보고 달빛 아래를 거닐며 南으로 흐르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 이 곳이다.

그리움을 선물로 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지리산 달빛고원 인월은 또 하나의 그리움을 생겨나게 하는 곳이다.

 

남원뉴스  news@namw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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