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라이프 동편제의 시조 가왕(歌王) 송흥록
동편제의 시조 가왕 송흥록의 연재를 마치며

20대, 대학재학시절부터 시작한 글쓰기가 60년 가까이 된다. 돌이켜 보면 내 삶의 대부분을 한의학과 소설쓰기에 바친 셈이다. 대학에 다닐 때에는 한의학공부와 소설쓰기를 병행했고, 대학을 졸업하고부터는 한의사로서 진료업무와 소설가로서의 삶을 동시에 산 셈이 되는 것이다. 내 삶의 무게추가 어느 쪽으로 더 기울었느냐고 묻는다면 쉽게 대답할 수 없도록 어려운 문제다.

문인이라는 딱지를 내 이름 앞에 내세우고 각종 문예지며 지면에 소설을 발표하면서부터 나는 내가 남원 사람인 것을 참 행복하게 여겼다. 그것은 내가 쓴 소설의 대부분이 남원의 동편제와 소리꾼이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다 보면 내 귀에는 판소리 가락이 은은히 들려온다.

우리 집이 남원에서 전주, 혹은 서울로 가는 길목인 사매에 있었고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한의원을 하고 계셔서 제법 살만큼 사는 집이었기 때문에 우리집 넓은 사랑채에는 사흘이 멀다하고 소리꾼들이 들락였다. 소리꾼이 우리집 사랑채에 머무는 날이면 이웃들이 자연스레 모여들었고, 그런 날 밤이면 우리집 마당에서는 한바탕 소리판이 벌이지곤 했다.

어머니의 품에 안겨 임방울의 쑥대머리를 들으면서 춘향이와 이몽룡의 사랑을 알았고, 아버지의 무릎에 앉아 들었던 송흥록이며 송만갑이며 이화중선 같은 명창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은 나중에 자연스레 내 소설의 자양분이 되어 주었다.

어디 그 뿐인가?

동편제의 탯자리인 남원답게 남원의 골목골목을 지나다니다 보면 귀가 시리도록 들려오던 것이 춘향가 중의 이별대목이었으며 흥부가 중의 박타는 대목이었다. 어린시절 사랑채에서 보고 들었던 소리꾼의 일화나 소리 한 대목은 물론 철이 들면서부터 남원의 골목골목에서 만났던 판소리가락은 훗날 내 소설의 소재가 되어 주었다.

한의학을 전공하면서도 글쓰는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욕심을 낸 까닭도 따지고 보면 어린 시절의 그런 경험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그동안 발표하고 발간한 작품들 가운데 남원의 5대 고전 가운데 흥부전이나 최척전, 그리고 윤봉길 의사나 용성스님 같은 인물소설을 제외하면 모두가 남원을 공간적인 배경으로 한 동편제와 남원출신이거나 남원과 인연이 있는 명창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가왕 송흥록이 그렇고, 송만갑과 송우룡, 이화중선과 이동백을 주인공으로 삼은 소설이 다 그렇다. 실존인물은 아니지만 장편소설 ‘동편제’와 ‘각설이의 노래’에 등장하는 인물 역시 남원 사람이고 남원의 산과 들, 강을 배경으로 깔고 탄생하였다. 내가 남원 출신이 아니면 쓸 수 없는 소설들이다.

그래서 내가 남원에서 태어난 것이 행복하고 남원과 남원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쓸 수 있는 것이 즐겁다. 그렇게 행복하고 즐거운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따라서 가왕 송흥록의 손자 국장 송만갑도, 그리고 남원 출신 여류명창 이화중선도 이 지면에 올려서 동편제 소리의 길목을 짚어 갈 것이다.

윤영근(소설가. 전 예총 남원지회장)

남원뉴스  news@namwonnews.com

<저작권자 © np남원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남원뉴스의 다른기사 보기
[출처] np남원뉴스 - http://www.namwon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360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상호(법인)명 : 유한회사 엔미디어  |  우)55739 전라북도 남원시 충정로 128, 2층(향교동)  |  Contact : ygparknw2@hanmail.net
대표전화 : 063)625-1695  |  제보전화 : 063)625-1695  |  팩스 : 063)625-1695  |  사업자등록번호 : 446-81-00995
부정청탁방지담당관 : 발행인 박영규 010-8317-9990
등록번호 : 전북, 다01294  |  등록일 : 2016.02.25  |  발행인 : 박영규  |  편집인 : 신화자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박영규
Copyright © 2020 np남원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