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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다니다 보면 마을 입구에 조탑, 입석, 벅수(솟대), 장승 등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비보물은 마을로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좋은 기운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수구막이로 남원에는 80여 곳에 분포하고 있다.
그중 대강면 송대리 송내마을에는 입석과 중바우 석성이 있는데 그 생김새가 특이하다.
사람들이 중바우로 부르는 이 석상은 몸통과 얼굴이 같은 크기이며 머리에는 평평한 돌을 올려 마치 갓을 쓴 모습이다. 얼굴에 눈, 코, 입을 선각하였는데 웃는 모습이 천진난만하면서도 해학적이다. 또 몸통에는 ‘황기열’이라는 중바우를 세운 사람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왜 사람 모양의 석상을 이곳에 세웠을까?
전해오는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오래전 송내마을에 부자가 많아 생활이 매우 부유하였고 이런 소식은 시주를 다니는 스님들에게는 빠르게 전파되었다. 그러다 보니 시주를 오는 스님들이 늘어나고 잦은 시주에 부잣집 주인들은 보통 성가신 것이 아니었다. 결국 시주 온 스님을 괄시하고 때로는 학대하며 갖은 작폐가 심했다고 한다.
어느 날, 한 노승이 시주만 가면 스님들이 크게 화를 당하고 온다는 소식을 듣고 마을에 시주를 갔다. 아닌 게 아니라 그동안 들어왔던 것처럼 시주는커녕 괄시와 무안만 당하고 말았다. 노승이 혀를 차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나며 “마을 앞에 스님 형상의 바위가 있는데 그 바위를 그대로 두면 장차 마을에 큰 우환이 생기고 가난을 면치 못하겠구나! 스님 바위를 깨뜨려야만 후손들까지 부자로 오래오래 살 수 있을 것인데” 하며 지나가는 소리로 흘리며 마을을 나왔다.
마을 사람들은 중얼거리는 노승의 말을 듣고는 대대로 후손들이 잘살기 위해 마을 입구에 스님 바위를 깨버렸다.
그 후부터 마을은 해가 갈수록 부자들의 살림이 점점 빈곤해지고 쇠퇴해지자 이는 스님 바위를 깨뜨린 것 때문이라 생각하고 그동안 스님들에게 못되게 굴었던 지난날을 반성하며 스님 바위가 있던 자리에 스님 형상의 석상을 세우고 관리해오면서 다시 마을이 부유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중바우는 마을을 지켜온 수호신으로 명물로 알려졌지만 1960년경 누군가가 이 중바우를 훔쳐가 버리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황 씨가 다시 세워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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