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혼인율은 점점 감소하는 반면, 이혼율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통계에 따르면 최근에는 20년 이상 결혼생활을 하던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가 전체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이런 경우는 자녀들을 위해 참고 살다가 자녀들이 장성한 후 이혼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부부가 20년 넘는 혼인기간동안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에 대한 재산분할 및 위자료이다. 이혼을 하는 경우에는 어떤 세금문제가 발생하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김OO씨는 30세에 결혼하고 무일푼으로 음식점을 시작하여 아내와 25년간 고생한 끝에 10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본인 명의로 보유하게 되었고 금융자산도 10억원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갈수록 부부사이가 악화 되면서 합의이혼을 결심하게 되었다. 재산분할을 청구한 결과 법원에서는 10억원의 아파트를 부인에게 줄 것을 결정하였다. 이 경우 10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받게 된 김OO씨의 부인에게는 어떤 세금이 부과될까?

답은 아파트에 대한 취득세 3500만원 이외에 김OO씨의 부인이 내야 할 세금은 없다는 것이다. 민법상의 재산분할이란 원래 공동으로 가지고 있던 것을 각자의 것으로 나누는 것이기 때문에 받는 사람에게 증여세가 부과되지도 않고 주는 사람에게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도 않는다. 단지 나중에 김OO씨의 부인이 아파트를 양도하는 경우에는 당초에 김OO씨 명의로 취득할 때의 가격을 취득가액으로 하여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므로 아파트 시세가 많이 상승한 경우에는 많은 양도소득세를 부담할 수 있다.

그러나 김OO씨의 부인이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한다면 이마저도 비과세된다. 만약 이혼 전에 이 아파트를 김OO씨가 부인에게 증여했다면 배우자 증여 공제액 6억원을 제외한 4억원에 대한 증여세가 약 7000만원, 취득세는 4000만원 부과되었을 테니 오히려 이혼을 통하여 세금을 절감했다고 볼 수 있다.

다주택자가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받기 위하여 위장 이혼을 하고 사실상 동일한 주소에서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례가 다수 확인이 되어 2019년부터는 사실혼 배우자가 주택을 소유한 경우 비과세에서 제외하도록 세법이 개정되었다.

이OO씨는 대기업 임원인 남편과 결혼한 지 20년이 되었다. 억대 연봉의 남편과 결혼을 하여 경제적으로는 안정되었지만 남편의 10년 넘는 두집 살림과 폭력에 견디다 못해 이혼 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에서는 남편에게 그가 보유한 시가 20억원 상당의 상가 건물을 위자료로 아내에게 줄 것을 명령하였다. 이 경우 이OO씨와 그의 전 남편은 어떤 세금 문제에 직면하게 될까?

이OO씨에게는 취득세 약 9200만원이 부과될 뿐이나 전 남편에게는 상가 건물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전 남편이 상가를 위자료로 지급함으로써 채무가 소멸되는 경제적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이므로 이는 유상양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 상가를 전 남편이 20년 전에 5억원에 취득했다면 양도소득세는 4억원을 넘게 된다.

이처럼 이혼할 때 세금 문제도 경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어떤 자산을 이전하느냐에 따라서도 세금은 달라진다. 위 두 번째 사례에서 이OO씨 전 남편이 만약 위자료를 현금으로 지급했다면 4억원의 양도소득세는 물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혼하는 불행한 일이 생겨서는 안되겠지만 어쩔 수 없이 이혼을 하게 되는 경우에도 세금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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