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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봄이 계절의 몫을 잃고 있다.봄과 가을은 작아지고 겨울과 여름은 커지고 있다.
계절을 몸에 들여서 자연의 한 조각으로 살아가게 된 사람은 제철음식을 통해 자연과 소통해왔다.
농촌의 속담 중에 계절과 관련된 것이 많은 것은 자연과 소통하는 삶을 가지려했던 선조들의 지혜이다.
지리산의 겨울은 매섭다. 그러나 방안에서 지내도록 만든 겨울 눈보라는 지리산 사람들의 친구이기도 했다.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들기 때문이었다.
지리산 사람들의 겨울 음식은, 소금에 절인 식재료에서 나왔다.
김치는 말할 것도 없는 밑반찬이었고, 여기에 각종 장아찌를 비롯하여, 고기절임과 동치미까지도 소금기가 넘쳐났다. 그러다보니 겨울을 지나면, 몸이 짠 기운으로 범벅이 됐다.
사람의 몸에 짠 기운이 넘치면, 신장과 방광의 기운이 강하게 되고, 이는 곧 소장과 심장의 기운을 약하게 만든다는 생각은 지리산 사람들의 오행생활이었다.
지리산의 겨울은, 이처럼 오행사상의 수극화(水克化)에 해당되는 상극현상을 우리 몸에 내어 주었다.
즉 수(水)는 짠맛을 좋아하는 방광과 신장에 해당되고, 화(火는) 쓴맛을 좋아하는 소장과 심장에 해당되는데, 수는 화를 견제하고 다스린다고 하는 것이 오행사상의 상극인 수극화라는 것이다.
봄이 되면, 겨울 내내 짠 기운이 넘쳐났던 몸이 쓴맛을 찾게 되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이치 때문이라고, 지리산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것은 또 겨울 내내 잘 먹고 잘 지냈다는 뜻이기도 하니, 일 년 농사를 짓기 위한 몸을 내었다는 것이기도 했다. 그래서 지리산 사람들은, 봄에 쓴 나물을 좋아하는 사람을 머슴으로 선택하기도 했다.
오랜 경험으로도, 봄에 쓴 나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일 년 농사일을 잘했기 때문이었다.
봄에 쓴 나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일 년 농사를 잘 짓는다는 속담은 지리산 사람들의 생활이었다.
자연 속에 사람이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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