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이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 임명에 이어 국무총리 후보자 내정까지 언론인 출신을 임명하자 ‘관피아’에 이어 이른바 ‘언피아’마저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일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남원·순창)은 YTN 출신의 윤두현 청와대 홍보석에 이어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출신 등 언론인 출신 인사를 연속해  현 정권의 핵심요직에 앉히려고 하자 행정부 고위관료 출신을 빗댄 ‘관피아’에 이어 이른바 ‘언피아’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보수적 시각과 권력지향적인 일부 언론인 출신들의 권력요직의 무더기 진출시키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부대표를 맡고 있는 강 의원은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YTN 정치부장 시절, 정권의 나팔수로 이미 낙인이 찍힌 인사”라며 “2011년 11월 내곡동 사저논란 축소보도, 2012년 3월 민간인불법사찰 의혹 축소보도, BBK 가짜편지사건에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되면 안 된다면서 리포트를 일방적으로 결방시켰다고 노조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던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YTN 노동조합이 전형적인 권력의 해바라기 언론인으로 비난한 것처럼 언론의 공정성, 중립성, 공영성을 담보할 수 없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며 “특히 2012년 3월 골프접대를 받아 YTN 윤리강령을 위반한 사실이 있어 청와대 홍보수석으로는 적절치 않은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비난을 받는 인사를 홍보수석에 임명한 사실은 이명박 정권에 이어 언론을 장악하고, 통제하려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청와대 홍보수석에 이어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는데, 내정자는 과거 신문칼럼을 통해 근거없이 김대중 대통령을 비난하는 등 바른 언론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각종 현안들에 대해 극우적 시각을 보여 세월호 참사원인 규명과 관피아 척결, 국민통합, 민생현안 등 산적한 현안이 있는 상황에서 과연 적절한 인사인지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세월호 참사로 들불처럼 확산되는 시민들의 촛불시위와 학생들의 침묵행진이 확산되는 등 정권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자 언론과 방송을 장악하려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며 “대통령은 국민 앞에서서는 마치 ‘관피아 청산’을 하겠다고 해 놓고 다른 한편에서는 권력지향적인 언론인 출신들을 연속 기용하고 있다. 언론을 장악하고 통제한다는 비판을 듣기에 충분할 만큼 이른바 ‘언피아’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피아 청산도 중요하지만 방송언론장악에 개입될 우려가 있는 ‘언피아’ 역시도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KBS 이사회가 가결시킨 길환영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재가시킨 것과 관련해 당연하면서도 사태의 본질은 청와대의 방송보도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번 KBS 이사회의 해임제청안 가결과 대통령의 재가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던 KBS 사태가 일단락 된 듯 보이지만, 이는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리기 위한 첫단추 끼우기에 불과하다”며 “KBS 사장의 해임제청안 재가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폭로해 만천하에 드러났던 청와대의 언론장악, 보도개입은 차후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
다“며 ”이 문제는 향후 권력(청와대)의 방송,언론 장악의 문제이기 때문에 해당 상임위원회와 대정부 질문 등을 통해 반드시 규명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강동원 의원은 대통령의 뒤늦은 고삼석 방통위원의 임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강 의원은 “대통령은 6월 9일자로, 국회에서 안건이 의결된 지 근 4개월, 제3기 방통위가 출범한 지 2개월 만에 야당추천 고삼석 후보자를 방통위원으로 뒤늦게 임명했다”며 “하지만 고삼석 방통위원에 대해 정부여당 등에서 느닷없이 자격논란을 일으키고 대통령이 임명을 거부하더니 이제서야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대통령의 청와대의 행태에 대해 만시지탄(晩時之歎)의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행 방송법상에 근거한 야당추천 몫인 고삼석 방통위원은 지난 2월 27일 국회 본  회의에 여·야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찬성표(240명 투표에 찬성 217표, 반대 11표, 기권 12표)를 던져 의결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의결한 사항은 국민의 뜻이다”며 “이처럼 국회의결 사항을 대통령이 특별한 이유도 없이 거부한 행위는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처사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회의결 사항까지 거부하는 이번과 같은 일은 두 번 다시 재현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야당추천 몫인 고삼석 방통위원의 뒤늦은 임명으로 늦었지만 뒤늦게라도 3기 방통위원회가 출범 2개월 만에 정상화되었지만 방송의 공정성, 중립성, 공영성 등을 유지하도록 하는 방통위원회가 그동안 파행을 겪은 사태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정부여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방송법에 근거한 야당추천 방통위원인 김재홍 상임위원은 제3기 방통위 초기 약 한달 동안 고삼석 후보자 임명을 촉구하면서 전체회의 보이콧을 선언한 바도 있다”며 “이제야 5인의 상임위원 체제를 갖춘 방통위는 오는 12일 전체회의부터 관련 업무를 보고받고 안건처리 등을 진행하게 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통신 및 방송분야에 시급히 처리할 안건들이 산적해 있다”며 “이처럼 방통위가 본연의 업무를 하지 못하게 만든 사태는 국회의 결정을 거부한 청와대와 대통령에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강 의원은 “이번 고삼석 방통위원의 뒤늦은 임명이 있었지만 앞으로 방통위원회가 일방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산적한 현안들을 국민의 눈높이 맞게 토론하고 심의하고, 논의하여 처리하는 합의제 기구로서 확실히 투명하게 운영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남원뉴스=이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