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개발의 전북통합본부 신축공사 발주를 놓고 지역건설업체 사이에서 비난의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입찰공고에 지역건설업체 참여를 '20%이상 권장'으로 명시해 놔 말로만 지역경제 활성화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NH개발은 지난달 16일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3가 1693-2,3번지에 세워질 추정금액 388억원 규모의 NH농협 전북통합본부 신축공사를 설계·시공 일괄입찰(turn-key)방식으로 입찰공고했다.

턴키방식으로 발주된 이번 공사는 그동안 일감부족에 허덕이는 지역건설업체들에게는 일감확보의 기회로 여겨졌다.

하지만 공고문의 '20%이상 지분참여를 권장한다'는 지역업체 참여 조항이 발목을 잡았다.

최근 지자체의 경우 공사금액에 상관없이 지역의무공동도급을 49%까지 시행하며 지역건설산업을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NH개발의 이번 공고는 생색내기에 불과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게다가 의무공동도급도 아닌 권장사항으로 지역업체 참여를 유도해 모처럼 도내에서 발주되는 대형 건축공사가 외지건설업체들의 잔칫판으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되기까지 한다.

때문에 오랫만에 건축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을 기대하고 있었던 지역업체들은 상실감과 박탈감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이에 지역건설업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NH농협처럼 공익성을 갖고 있는 거대한 공룡 발주처에서 지역업체를 배려하는데 솔선수범하지 않는다면 암울한 건설시장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며 NH농협은 지역경제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지방 중소건설업체를 위해 해당 공사지역의 업체가 의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공고를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도 업계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도회는 성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해당 공사지역의 업체가 의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공고를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NH개발의 이번 공고는 농협 관련 규정이나 법규를 위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도민들과 도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전북농협이 정작 청사를 신축하는 과정에서 지역 업체를 배려하지 않은 것은 법규위반 여부를 떠나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다.

따라서 NH개발은 가뜩이나 침체된 도내 건설경기를 차치하고 도의적(道義的)으로라도 지역 건설업체를 위해 이번 입찰공고는 변경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