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장수촌을 돌아 보던 한 학자가 마사이족이 살고 있는 킬리만자로에 간 일이 있었다. 혈압을 재봤더니 고혈압이 한 사람도 없었다.

혈압계 고장이 아닌가 하고 자기 혈압을 재봤더니 혈압계는 정상. 그래 그들이 어떤 생활을 하나 보았더니, 마사이족은 아침 일찍 초원을 뛰어 다닌 후 오후가 돼서야 느긋하게 하루 한 번 식사를 하더라는 것이다.

이들이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와 거리가 먼 것은 그 때문이었던 것이다.

중국 광주에서 동쪽으로 400㎞ 떨어진 곳에 인구 70만의 메이시엔이 있다. 이 평화로운 농경지역은 신해 혁명을 주도한 손문, 중국 실사구시의 지도자 등소평이 태어난 고장이다.

주민은 대부분이 객가(客家)라 불리는 황하 유역의 한족 이민자들이다. 이곳 주민들은 모두 건강하고 장수한다.

남자 평균 수명이 77.3세, 여자 수명 83.2세로 세계 최장수국 일본에 육박하고 있다.

이곳 주민들이 장수하는 것은 혈관 질환으로 죽는 사람이 아주 적기 때문이다. 혈관 질환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혈액의 흐름이 방해 받아 심근경색 같은 병을 일으키는 병이다.

선진국이나 우리 나라 등에 많은 질병으로 사망 원인 중 상위를 차지한다.

세계 장수 지역의 공통점은 혈관 질환이 적은 점. 메이시엔도 마찬가지였다. 혈관 질환은 기름진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많이 걸리는데 그 곳 주민들은 기름진 돼지 고기 요리를 많이 먹고, 콜레스테롤 섭취량도 정상을 넘었다. 그런데 어떻게 장수하는가.

그 원인은 그들의 요검사 결과에서 밝혀졌다. 메이시엔 주민의 요에는 타우린이 많이 함유돼 있었다. 타우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스트레스를 억제하고 필요치 않은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내보낸다.

이 타우린은 어패류나 동물의 내장에 많이 들어 있는데 객가의 주민들은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내장 계통의 요리를 많이 먹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 학자들은 일본 어린이들의 서구화된 식생활을 걱정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타우린을 보급해 주는 어패류의 섭취가 모자라 머지 않아 장수국의 영예도 옛 얘기가 돼 버린다는 것. 햄버거와 피자에 길들여진 어린이들을 키우는 우리도 귀 기울여 둘만한 경고라 하겠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심근경색으로 장수 관련 서적과 TV 프로그램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우선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는 게 해답임을 모르지는 않으련만./무등일보 주필 김 갑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