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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사 명부전 지장시왕도 관모에 태극기 문양이례적이고 사례 찾기 어려워, 학계·불교계 관심 집중, 1917년 제작, 일제 저항정신·독립의지 담긴 듯

 

대한독립을 염원하며 전국 방방곡곡을 거센 함성으로 물들였던 1919년 3.1만세운동.

남원에서도 그 자주적 저항과 외침은 다양한 곳에서 역사적 기록을 남겨 후세에 교훈을 전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남원의 대표적 비보사찰인 선원사 명부전에서도 그 역사적 흔적이 발견돼 학계와 불교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명부전은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그 주위에 염라대왕 등 시왕(十王)을 모셔놓은 전각이다.

이곳에 모셔진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소지시왕상은 모두 보물로 지정돼 있다.

지장보살 뒤에는 시왕을 그려놓은 후불탱화(지장시왕도)가 있는데 불화 속 시왕들은 대부분 머리에 관을 쓰고 있다.

그런데 변성대왕(독사지옥)으로 추측되는 시왕이 머리에 쓰고 있는 관모는 문양이 상당히 독특하다. 바로 대극기가 그려져 있는 것.

왜 이 시왕의 관모에는 태극기가 그려져 있을까?

선원사 명부전 후불탱화는 1919년 3.1독립운동이 일어나기 2년 전인 1917년도에 제작됐다.

한평생 태극기를 연구해온 전 중부대 송명호 교수는 “시왕 관모에 태극기 문양을 그려 넣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며 사례도 찾기가 어렵다”며 “시왕도를 그리게 했던 스님이 3.1만세운동의 주역이었던 만해스님과 가까웠던 진응스님인 것으로 보아 독립운동과 연관된 숨겨진 진의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왕도 속 태극기는 일제에 대한 저항과 대한독립의 의지”

선원사 운문스님, 당시 제작을 주관한 진응예찬스님은 일본불교에 맞서 임제종을 설립한 주축

 

선원사 주지 운문스님은 지난해 11월 명부전에서 한참 지장보살 정근을 하고 뒤돌아서려는데 기분이 묘해 다시 뒤돌아보니 지장보살 후불탱화에 평소 보지 못했던 그림이 눈에 띄었다고 한다.

시왕 중 한분의 관모에 태극기가 그려져 있던 것.

시왕의 관에 태극기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던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일이다.

이후 여러 전문가들에 문의 해 그 이유를 캐보려 했는데 마침 태극기 전문가인 전 중부대학교 송명호 교수와 연락이 닿아 함께 연구를 하다 보니 그 진의가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고 한다.

만행산 선원사는 남원시 도통동에 소재한 사찰로서,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 금산사의 말사이다. 헌강왕 1년인 875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했다.

선원사는 한창 사세가 번성할 때는 전각이 80동이나 있을 정도로 큰 절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유재란 때 완전히 불타 전소됐다. 이후 영조 30년인 1754년에 김세평 부사가 신도계와 협의해 다시 사찰을 복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선원사는 남원의 지세가 물위에 떠 있는 배의 형상이라 이를 누르고 보완하는 비보사찰로도 알려져 있다.

선원사 명부전에 걸려있는 후불탱화(지장시왕도)는 1917년에 제작됐다.

그림 아래 화기부분에 증명 진응혜찬 이라는 글귀가 명시돼 선원사 운문스님은 그림 제작을 주관했던 스님은 당시 화엄사에 있던 진응예찬스님이라고 했다.

그리고 한국불교를 일본의 조동종에 편입시키려는 시도에 박한영, 한용운스님 등과 함께 임제종을 설립해 막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하셨던 스님이 바로 진응혜찬스님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일제에 대한 저항과 독립의지를 후불탱화 속에 새겨 넣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시왕의 관모는 여러 가지 형태인데 전례 상 태극기 문양을 그려 넣을 일은 절대 없다는 게 대다수 의견이다.

운문스님은 “우리의 선배들은 그 어려웠던 시기에도 이렇게 후불탱화에 불보살님과 독립정신을 넣어 지장보살님 전에 봉안했다”며 그 의기를 높이 평가했다.

중부대 전 송명호 교수는 현재 시왕도에 그려진 태극기에 대해 연구논문을 쓰고 있다.

송 교수는 최근 선원사를 방문해 태극기 문양을 직접 실측하고 조만간 논문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한다.

남원의 비보사찰 선원사 명부전에 걸려있는 후불탱화 속 태극기가 과연 어떠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지 그 결과가 궁금하다. ​

 

 

남원뉴스  news@namw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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