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원숭이(猿)의 形象
밤을 까먹는 원숭이의 형상(拾栗才猿)
얼굴이 붉고 이마가 넓으나 거칠고 鬚髥(수염)은 적으며, 머리털이 드문드문 탁하며 뻣뻣하고, 얼굴에 비해서 귀가 뾰쪽하고 女子(여자)를 보면 웃는 얼굴이다.
이런 상은 성질이 급하고 好色(호색)하는 결점이 있으며 두뇌가 명석하지 않으나 깊은 모략은 타고났다. 대개 부자가 많으나 자식걱정이 많다. 길지는 山·松·林(산·송·림) 흉지는 海·水·川·江(해·수·천·강)이다. 항상 부지런하며 바쁘게 움직인다.
원숭이상의 대표자는 조선시대 수양대군을 도와 조선최고의 권력자 한명회가 그 으뜸이다. 본시 한명회는 여덟 달만에 태어났으며 인물은 못생겼고 원숭이를 닮았을 뿐만 아니라 머리가 무거워, 항상 고개를 옆으로 기대고 다녔다는 일화도 있다. 그의 배와 등에는 북두칠성 형태의 점이 있었다고 한다. 그의 조부 상덕의 손에 자랐는데 “이 아이는 장차 우리 韓氏(한씨) 가문을 일으킬 것이다.” 하지만 조부의 기대와는 달리 과거시험에 번번히 낙방하다보니 관직이라고는 문종때 경복궁 문지기가 다였고, 어린 단종이 즉위하자 친구 권람의 주선으로 세조를 만나 계유정란을 이끈 일등 공신으로 결국 영의정까지 오른 사람이다. 혹자는 한명회의 검은 사마귀 덕이라고도 하고, 혹자는 못난 원숭이 상에 유난히 긴 용골(긴팔) 덕이라고도 한다.
한명회는 난세에 영웅이였다. 지략과 꾀로 『마의상서』에 보면 원숭이상은 지략과 꾀가 많으며 간사한 모사꾼이라고 한다. 짐승의 형상을 닮으려거든 완벽하게 닮은 것이 좋다.
몸의 점도 눈에 보이는 얼굴에 있으면 천한 것이며, 보이지 않은 깊은 곳에 있으며 검을수록 귀하다. 우리 몸은 우주의 축소판이라 점은 바위나 보석으로 비유한다. 보이는 곳에 보물이 있으면 빼앗기고 깊은 곳에 숨겨두면 나만 꺼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점의 색이 검을 때는 옻칠 한 것처럼 검고 빛나야하며, 점이 붉은점은 주사를 바른 것처럼 붉다면 귀한 보석이며, 점이 약간 붉은 기운을 띠면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귀하지 않으며, 힌색의 점은 때때로 놀랄 일이 생기며, 누런색을 띠면 도둑을 만난다.
얼굴의 점 때문에 비명횡사를 당하던지 벼슬길에 올랐으나 억울하게 쫓겨나는 예는 많다. 사람들은 대부분 얼굴에 점이 있으면 빼기보다는 복점으로 생각하고 자부심을 갖는 사람도 더러 있다. 이것은 잘못된 자기 고집이다. 점이라고 하는 것도 붉은 점이 얼굴에 있을 때는 전생에 피를 묻힌 점이라고 한다. 그 예로 조선시대 김좌점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이마에 붉은 점이 있었다. 그것은 그의 아버지가 지네를 죽인 원인으로 그 지네가 복수하러 자식으로 태어났다고 한다. 조선 인조 무렵의 무신이었던 김자점은 막강한 권세를 휘둘렀으나, 막상 나라가 청나라의 침략을 받아 위험에 처했던 병자호란 때 2만 명의 군대를 거느리고 있었으면서 청군과 좀처럼 싸우지 않아, 인조 임금이 청나라에 항복하게 했으며 삼전도의 굴욕을 겪게 했던 간신이었다. 결국 이런 잘못으로 인해 김자점은 인조 임금의 아들인 효종 임금이 왕위에 오르자 쫓겨났고, 이에 앙심을 품고 청나라에 효종 임금을 모함하면서 역모를 일으키려다 발각되어 사지가 찢겨 죽이는 최후를 맞았다. 이처럼 붉은 점은 권세를 누리나 결국 쫓겨나는 불운을 겪는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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