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개요
A씨는 공부하던 독서실에서 다른 사람의 휴대폰 충전기를 공용 충전기로 착각해 사용한 다음 깜빡하고 이를 반납하지 않았다.
검찰은 A씨에 대하여 “A씨의 혐의는 인정되나 참작사유가 있다. 충전기 시가도 1만 5,000원 상당에 불과하다.”며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는 죄가 인정되지만, 범행 후 정황이나 범행 동기‧수단 등을 참작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선처하는 처분이다. 형식상 불기소처분에 해당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유죄로 보는 것이어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통해 불복할 수 있는데, A씨는 자신의 위와 같은 행동은 죄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헌법재판소의 판단
최근 헌법재판소는,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A씨가 “기소유예 처분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A씨의 위와 같은 행위를 절도로 볼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절도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A씨가 휴대전화 충전기가 꽂힌 책상이 특정 이용자에게 할당된 지정좌석이 아니라, 비어 있으면 누구든지 앉아도 되는 자유좌석으로 착오했을 가능성이 있고, 그러한 좌석에 꽂혀 있는 충전기라면 특정인의 소유가 아니라 독서실 공용으로 제공되어 임의로 가져다 사용해도 되는 충전기라고 오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A씨가 충전기를 놓고 나간 곳은 자유석 책상 서랍이었으므로 이 충전기는 독서실 관리자의 지배가능한 장소적 범위 내에 머물러 있었다. A씨에게 절도의 범의가 있었다거나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위 판결의 의의 및 평가
공부하던 독서실에서 다른 사람의 휴대폰 충전기를 공용 충전기로 착각해 사용한 다음 깜빡하고 이를 반납하지 않았더라도, 절도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여 무죄라는 취지의 헌법재판소 결정이다. 다만 남의 물건을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 곧바로 되돌려주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되기도 하는 사안이라 하겠다.
(위 사건의 개요와 판결의 취지는, 헌법재판소 2018헌마946 헌법소원 사건과 2020. 3. 19.자 법률신문에서 발췌, 재구성하였고, 실제의 사건과 위 판결에서의 결론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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