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증여세 등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는 바로 ‘시가’이다.

시가란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을 말한다. 시가로 인정되는 가격은 먼저 매매사례가액이다. 이는 평가 기간 내에 해당 재산에 대한 매매 사실이 있는 경우 그 거래가액을 말하며,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나 소액 거래의 경우는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인정되는 시가는 감정가액이다.

둘 이상의 감정평가기관이 평가한 감정가액의 평균액을 시가로 보며, 기준시가 10억원 이하의 부동산의 경우는 한 곳의 감정기관에 감정을 의뢰할 수 있다. 수용, 경매, 공매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보상가액이나 경매, 공매 가격을 시가로 볼 수 있다.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해당 재산의 종류나 규모, 거래 상황 등을 고려하여 정한 보충적 평가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을 시가로 본다. 부동산의 보충적 평가방법은 토지의 경우 개별공시지가이며 주택은 개별주택가격 또는 공동주택가격이 이에 해당한다.

양도소득세를 결정할 때도 시가는 특히 특수관계인 사이의 시가보다 높거나 낮게 거래한 경우는 이를 부당행위계산으로 보아 이를 부인하고 시가로 거래했다는 가정 하에 세액을 결정하게 되어있다. 이 부당행위계산 부인은 시가와 거래가액의 차액이 시가의 5%에 상당하는 금액 이상이거나 3억원 이상인 경우에 적용된다. 또한 특수관계인 사이 거래에서 시가와 거래가액의 차액이 시가의 30%를 초과하거나 3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이를 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하게 된다.

이남원씨는 75세로 배우자와 사별하고 홀로 서울에서 단독주택 1채를 소유하고 살고 있다. 얼마 전 단독주택을 매각하고 고향으로 귀촌하기 위해서 인근 부동산에 의뢰를 하니 주택을 15억 원에 양도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러나 막상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하고 그 돈을 외동아들에게 주었을 때 발생하는 증여세 때문에 고민하던 끝에 제안을 거부하고 가까운 세무사를 찾아 상담하였다.

세무사는 당초 이남원씨가 해당 주택을 2억 원에 취득하였고 1세대 1주택에 해당되나 양도가액이 9억원을 초과하므로 고가주택에 해당되기 때문에 양도소득세와 지방세를 약 2200만원을 납부해야 함은 물론 아들에게 8억원을 증여했을 때 증여세 약 1억 8000만원을 납부해야 하고, 만약 10년 내에 사망한다면 추가로 상속세도 납부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며느리에게 저가 양도하여 세금을 절감하는 방법이 있다고 제안하였다.

이남원씨의 단독주택은 시가로 보는 개별주택가격이 9억 원으로 이를 며느리에게 7억 원에 저가 양도하라는 것이다. 이 경우에 양도소득세와 증여세 과세문제가 없으므로 실질적으로 15억원의 가치가 있는 주택을 7억에 매각하여 아들에게 약 8억 원을 세금 없이 증여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양도소득세는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시가인 9억원으로 거래한 것으로 간주하지만 이남원씨가 1세대 1주택으로 비과세 대상에 해당되고 주택의 시가가 9억원 이하이므로 양도세득세는 과세되지 않는다.

증여세도 특수관계인에게 시가보다 30% 낮은 가격으로 양도하였고, 시가와의 차액이 3억원 이내이므로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이남원씨는 세금 부담 없이 아들에게 재산을 이전할 수 있었고, 7억원이라는 노후 자금으로 고향에 내려와 주거를 해결하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사망하는 경우에도 사전 증여재산이 없기 때문에 약 3000만원의 상속세만 부담하면 7억원의 잔여 재산도 아들에게 상속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단독주택을 아들에게 양도한 것이 아니라 며느리에게 양도했기 때문에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사이의 거래에 적용되는 증여 추정도 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이와 같이 단독주택이나 토지, 건물과 같이 실제 거래가액과 시가로 인정되는 가격 사이의 격차가 큰 자산은 재산 이전 설계 내용에 따라 크게 절세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므로 사전에 충분히 절세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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