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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년 전 끌려간 조선국 여인

 

 

 

 

 

 

 

일본 간사이공항에서 6시간을 달려 시코쿠 섬 남쪽에 위치한 고치현이 있고 여기서 다시 서남부로 2시간을 달려가며 구로시오조 가미카와구치 마을에 조선국녀의 묘비가 있다.

시간을 거슬러 420년 전 정유재란 남원성 싸움에 참가했던 쵸소가베의 무장으로 출전한 오다니 요주로가 일본으로 돌아갈 때 베 짜는 소녀 3명을 포로를 끌고 가는데 한 소녀는 부산에서 배에 오르기 전 빈틈을 타 도망쳤고 또 한 소녀는 배에서 뛰어내리는 죽음을 택한다.

오다니 요쥬로의 가신들은 마지막 남은 소녀를 배에 가두고 철저한 감시 속에 고치현의 가미카와구치 마을까지 끌고 간다.

이 소녀는 베 짜는 기술이 뛰어난 직공이었다.

머나먼 이국땅에 끌려온 소녀는 눈물의 세월을 보내며 고국으로 돌려보내 줄 것을 애원했으나 오다니 요쥬로는 지역의 베 짜는 기술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있던 만큼 소녀를 보내줄 마음이 애당초 없었다.

소녀는 고향의 부모님과 형제자매의 그리움을 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베 짜는 일로 위안을 삼아야 했을 것이다. 주변에서 소녀의 베 짜는 기술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그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점점 사람들이 늘어나자 요쥬로는 새로운 작업장을 만들고 소녀를 위한 집을 지어주며 그 기술을 전수받기 시작했다.

또 소녀의 아름다운 미모와 마음씨는 요쥬로의 장자 요삼좌에몬과 혼인시켜 소녀를 붙잡아 두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어느 날 요쥬로가 장자와 혼인해 줄것을 요구하지만 소녀는 “나는 고향으로 돌아갈 사람”이라며 그의 요구를 거절한다.

소녀의 베 짜는 기술은 뛰어나 그 지역뿐만 아니라 이웃에서도 찾아와 베 짜는 기술을 배웠고 그로 인해 하타지역의 직물산업이 발달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사람들은 소녀를 추앙하며 직공주로 받들기까지 한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소녀의 결혼을 부추겼으나 끝내 혼인을 거부하며 홀로 살아가게 된다.

소녀는 고향산천의 산과 강을 그리워하며 사람들에게 고향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고국으로 귀향을 꿈꾸었지만 그 희망과 꿈은 가미카와구찌 마을 해변에 부서지는 파도의 물거품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420년이 지난 지금. 이국땅 해안가 작은 마을 언덕에는 고국과 고향으로 귀환을 기다리는 조선국녀의 혼이 잠들어 있다.

남원뉴스  news@namw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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