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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누른대 출산 조선시대 충신 유자광 <32>3. 한양으로 <4>

패거리 중의 하나가 눈을 치켜 뜨고 노려보았다.

“이놈이, 그깟 씨름 좀 이겼다고 아주 기고만장이네. 누가 너하고 술을 마시겠다고 했느냐? 당장 꺼지지 못할까?”

“난 시비를 붙자고 한 말이 아니었소. 지나다가 느닷없이 끼어 든 씨름판에서 횡재를 했기에 나누어 쓰자고 한 말이었소.”

“나누어 쓴다? 하면 상금의 절반이라도 내놓겠다는 것인가?”

다른 사내가 침을 꼴깍 삼키며 나섰다.

“엽전을 나누어 줄 수는 없고, 술은 같이 마시겠소.”

“뭐야? 이 새끼. 겨우 엽전 몇 푼으로 알량한 인심을 쓰겠다는 것이 아닌가?”

사내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

“어허, 이번수. 경거망동하지 말게.”

양돌석이 말리고 나왔다.

그때였다.

조금 전에 자광에게 당했던 불한당 들이 머쓱한 얼굴로 들어섰다.

“미안하게 되었수, 이번수 형님. 우리는 상대가 안 되었수. 자칫 크게 어혈이 질뻔 했수.”

“뭐야?”

“이번수 형님도, 괜히 매를 벌지 말고 사주는 술이나 곱게 마시는 것이 좋을 것이요.”

불한당 사내의 말에 이번수가 곱지 않은 눈길로 자광을 노려 보았다.

자광이 빙그레 웃었다.

물론 한판 붙자고 나간다면 매서운 눈빛으로 한순간에 상대를 제압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자광은 양돌석을 비롯한 사내들이 자신과는 괜찮은 인연으로 맺어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상대방이 시비를 붙고, 싸움을 걸어 온다면 몰라도 자기 쪽에서 먼저 그들에게 나쁜 인상을 심어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양돌석이 말했다.

“남원에서 온 유자광이라고 했는가? 씨름은 어디서 배웠는가?”

“씨름을 배운 적은 없소. 오다가다 씨름판을 기웃거린 적은 많았소만.”

“샅바를 잡는 순간 내가 상대할 수 없음을 알았구먼. 자네는 샅바를 얼마든지 자네한테 유리하게 잡을 수 있는데도 슬며시 풀어 주더군.”

“그걸 눈치채신 것을 보면 댁네의 씨름실력도 보통이 아닙니다, 그려. 아무튼 다 이긴 경기를 중간에서 가로챈 것 같아 내 기분도 찝찝합니다.”

“실력으로 이긴 것이니 괘념치 말게.”

양돌석이 그리 나오자 이번수를 비롯한 다른 사내들도 낯빛을 풀었다.

자광이 이번수를 향해 물었다.

“번수라면 사대문을 지키는 문지기요?”

“그렇소. 우리는 건춘문을 지키고 있다오. 여덟 명이 한 조인데, 돌석이 형님은 우리 조의 수장님이시오.”

“그렇습니까? 관물을 잡숫고 계셨습니다, 그려.”

“관물은 젠장, 번수가 무슨 벼슬이라고...자광이 자네, 번수자리 하나 꿰찰랑가?”

“예?”

이 사람이 진정으로 하는 소리인가? 하고 자광이 양돌석의 눈빛을 살폈다.

혹시 돈 백냥을 탐내고 걸어오는 수작은 아닌가 싶어서였다.

그러나 양돌석의 눈빛에서 음흉함은 발견되지 않았다.

“마침, 우리 조에 자리가 하나 비었다네. 나 혼자 결정할 문제는 아니지만, 웃전에 말하면 그깟 번수자리 하나 쯤이야 마련해 줄 수 있네.”

양돌석의 말이 진지했다.

물론 자광이 문지기나 하겠다고 한양에 온 것은 아니지만 일단은 호구부터 해결해 놓고 뒷 날을 도모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주신다면야 고마운 일이지요. 마침, 한양에서 일거리가 없는가 기웃거리고 다니던 중이었습니다.”

자광이 양돌석과 눈빛을 맞추며 대답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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