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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누른대 출신, 조선조시대 충신 유자광<26>2. 운명의 굴레를 벗기 위하여 <13>

자광이 도망가지 않고 기다리자 무애가 주장자를 내리고 물었다.

“자광아, 내가 단 한번이라도 너한테 허튼 소리를 한 적이 있더냐?”

자광이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없습니다. 처음에는 수긍하기 힘들었지만 나중에는 스승님께서 옳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면 이번에도 그리 믿고 따르거라. 시위를 당기고 과녁을 노려보다 보면 먼저 손이 떨릴 것이다. 그러면 시위를 놓고 잠시 숨을 고르거라. 그리고 다시 시위를 당겨 과녁을 노려보거라. 한 달이건 두 달이건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과녁이 너한테로 날아오는 날이 있을 것이니라. 처음에는 한 걸음 다가왔다가 연습을 거듭할수록 과녁이 더욱 가까이 다가올 것이니라. 반년 쯤 연습하다 보면 과녁이 네 열걸음 앞까지 다가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빈 활이 아니라 화살을 재우고 시위를 당길 수가 있습니까?”

“아니다. 과녁이 다가오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하다만, 과녁을 한 걸을 끌어오는데, 한 달이 걸릴 수도 있고 두 달이 걸릴 수도 있다. 어쩌면 영영 못 끌어오는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아무리 긴 시간을 연습한다고 해도 요행으로나 과녁을 명중하지 실력으로 명중시키지는 못한다. 정말 명궁이 되기 위해서는 활을 들고 겨누는 순간 과녁을 끌어올 수 있어야한다. 과녁이 네 눈앞에 왔을 때 시위를 놓으면 된다. 내 말을 알겠느냐?”

“어렵기는 합니다만 이해는 하겠습니다.”

“그 과정이 끝나면 달리면서 과녁을 끌어오는 법을 익혀야 한다. 말뚝에 묶어 세워놓은 과녁이야 누구나 명중시킬 수 있지만, 전쟁터의 적군은 움직이는 과녁이 아니더냐? 움직이는 과녁을 눈앞으로 끌어올 수 있어야 한다. 말을 타고 달린다고 생각하며 과녁을 향해 달리면서 끌어오는 수준까지 올라야 비로소 네가 활을 좀 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네가 알아들었건 못 알아들었건 내가 너한테 할 말은 다 했구나. 나는 그저 네 밥이나 배달해 줄 것이니까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하거라.”

“잠은 어디서 잡니까?”

“이놈아, 내가 네 잠자리까지 마련해 주랴? 지리산 곳곳에 찾아보면 모두가 잠잘 곳이니라. 네가 비록 6척 장신이기는 해도 네 몸 하나 누일 곳이 없겠느냐?”

말을 마친 무애가 화살 아흔 아홉 개가 들어있는 화살통만 가지고 세석평전을 내려갔다.

무애가 말한 만큼 활쏘기를 익히는데는 또 일년이 걸렸다.

과녁을 한 걸음 끌어오는데 한 달이 걸렸고, 과녁을 열걸음 끌어오는데 두 달이 걸렸다.

그런데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다 보니까, 과녁을 끌어오는 시간도 단축되고 있었다. 그러나 말 위에 타고 있다고 상상하면서, 혹은 달리고 있는 적을 상상하면서도 활을 들고 시위를 당기는 순간 과녁이 눈앞으로 날아오게 만드는 데는 1년이 걸렸다.

어느날 무애가 밥과 함께 아흔 아홉개의 화살이 담긴 화살통을 가지고 와 내밀었다.

“그만하면 화살을 재우고 시위를 당겨도 되겠더구나.”

“스승님이 어찌 아십니까? 과녁이 다가오고 안 오고는 오직 제 마음 속의 일인데, 그걸 어찌 아십니까?”

“허허 그놈, 참. 이눔아, 똥인지 된장인지 꼭 찍어 먹어봐야 안다더냐? 우선 여기에 선 자세로 화살 열 발을 쏘아보거라. 그것도 속사니라. 눈 한번 깜박일 동안에 화살 한 발을 쏘거라.”

“예, 스승님.”

자광이 화살 열발을 통에서 꺼내어 땅에 박아놓고 화살을 날리기 시작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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