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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누른대 출신, 조선조시대 충신 유자광 <19>2. 운명의 굴레를 벗기 위하여

송림사 일주문을 들어서 공양간 뒤쪽의 나뭇간으로 가는데, 공양주 보살이 내다 보며 탄성을 내질렀다.

“어메, 저것이 시방 멋이다냐?”

“멋은 멋이다요? 유자광의 나무짐이제요.”

“나는 집채덩이가 걸어오는 줄 알았구먼.”

공양주 보살의 호들갑에 무형 대사가 문을 열고 내다보다가 한 마디 했다.

“그만하면 나무는 하루에 한짐씩만 해도 공양값으로는 충분하겠구나. 나머지 시간은 너 놀고 싶은대로 놀거라. 무무야, 자광이한테 방을 내주거라.”

무형대사가 무무행자를 불러 분부했다.

무무행자가 합장으로 이르고는 앞장을 서더니, 자광을 요사채에서도 제일 안 쪽의 조용한 방으로 안내했다.

“여기가 처사님의 방입니다.”

자광이 방문을 열고 기웃이 들여다 보았다.

방에는 백여권이 넘을 듯한 책이 벽 한 쪽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방 가운데에 서상이며 서탁이 놓여 있었고, 문방사우가 가지런히 갖추어져 있었다.

방안의 모습이 뜻밖이라 자광이 돌아보자 무무행자가 말했다.

“과거공부를 하는 선비들을 위하여 대사님께서 특별히 준비해 놓은 것들입니다. 석달전까지 여기서 공부하던 선비도 과거에 급제하여 한양으로 갔습니다. 처사님께서도 절차탁마하여 꼭 등과하십시오.”

“고맙네, 무무행자.”

자광이 합장으로 고마움을 표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우선 책장부터 쓱 훑어 보았다. 사서삼경에 고문진보가 있었고, 심지어는 역관들이나 보는 책에서 의서들까지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자광의 눈길을 끄는 것은 조선과 중국에서 발간된 병서들이었다.

‘이 서책들만 있으면 문과 무과는 물론 잡과까지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겠구나.’

문득 자광의 가슴에서 뜨거운 기운이 솟아 올랐다.

이날 밤이었다.

자광은 또 백호랑이 꿈을 꾸었다.

일출을 보겠다고 허위허위 천왕봉에 올랐는데 백호랑이 한 마리가 천왕봉 꼭대기 바위 위에 날름 올라앉아 있었다.

“네 이놈, 비키지 못하겠느냐?”

자광이 눈을 부릎 뜨고 소리치자 백호랑이가 슬며시 고개를 돌리더니 나무 사이로 몸을 날렸다.

꿈에서 깨어나며 잠에서도 깨어난 자광이 밖으로 나왔다.

절은 고즈녁한 고요에 잠겨 있었다.

아직 무형스님이 도량석을 돌기도 전이었다. 공양간 처마 밑에 세워 놓았던 지게를 지고 산문을 나섰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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