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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곡(修谷)이란 이름의 장학회아침을 여는 창/ 수필가 서호련

 

 

 

 

 

 

 

 

걸리공장, 녹슨 자전거 한 대로 장학회를 설립한 南岡과 修谷박복남의 불꽃같은 삶

15년간 탔던 차를 폐차하고 한동안 헌 자전거를 타고 다닐 때 필자는 ‘녹슨 자전거의 혼’이라고 일컫는 수곡장학회 설립자 양병식님을 종종 생각 했다. 한번은 수곡장학금수여식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는데, 장학증서 수여식 때 한 학생대표가 앞으로 나아가 장학회의 세 가지 덕목을 낭독하는 것이다.

하나, 양지권학(養志勸學)-면학정신, 둘, 시인포덕(施仁布德)-봉사정신, 셋, 극기복례(克己復禮)-인의정신 함양!

안내장에 적힌 장학목표에는 ‘백년대계의 집념으로-남원지역 출신 영재 발굴-영세가정 우수학생에 대한 면학지원’ 그리고 ‘국가, 남원발전의 중추적 역군으로 양성’ 이라고 씌어 있었다.

뒤이어 낭독한 ‘녹슨 자전거의 혼이 깃든 장학회’ 란 축사가 있었다. 장학회 설립자가 평생 녹슨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모은 돈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했다는 내용이다.

궁금증이 하나 생겼다. 이 조그만 남원고을에서 크게 이름난 분도 아니고 그렇다고 큰 거부도 아닌 분이 어떻게 20년 전에 장학회를 만들 생각을 했다는 것인가?

주인공 양병식씨가 초기 2001년에 출연한 액수는 현금 10억원과 5억원 상당의 부동산이었다. 그분은 3년 뒤 불행하게도 교통사고로 타계하셨고, 유산 2억원과 부동산 10억원을 남겼는데 3남 5녀가 상속을 마다하고 상속분을 모두 장학회에 기증했다. 그도 쉬운 일은 아니다.

초등학교만 졸업한 그분은 10대 때부터 가난하여 온갖 풍상을 겪으면서 장사를 했고, 탁주공장, 슈퍼운영 등으로 돈을 모으자 평소 못 배우고 자신처럼 고생하는 학생이 없어야겠다는 일념으로 피땀과도 같은 재산을 내놓아 장학재단을 세웠다는 것이다. 이러한 돈을 모으기까지는 부인의 고생도 많았을 것이다. 남편의 뜻에 따라 선 듯 장학회 설립을 동의한 부인도 보통분이 아니다.

수곡(修谷)이란 이름은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뜬 부인의 택호(宅號)라고 한다. 수곡이란 이름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을 했는데 세상을 먼저 뜬 부인의 택호라니, 부인에 대한 연민의 정이 새겨진 것 같아 눈물겨웠다.

2022년도 이번 수여식 때에는 28명(고교생11, 대학생17)에게 4천500만원이 지급되었고, 지금까지 장학금 수여실적은 924명, 장학사업 총 누계실적은 10억7,524만 이라는데 이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얼마 전에 나는 미국부자들과 한국부자들의 기부형태를 비교한 칼럼을 쓴 적이 있다. 미국사람들은 확실히 돈 버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재산을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게 아니라 사회에 기부하는 것을 더 큰 기쁨으로 여긴다. 거의 대부분 자녀들에게 유산을 상속하는 우리하고는 좀 차이가 있다. 이것이 청교도정신이다. 미국의 역사에는 청교도의 청부(靑富)정신이 깃들어 있다. 돈을 깨끗이 벌어서 깨끗이 쓴다는 것이다. 청교도윤리는 땀 흘려 벌고 애써서 모은 돈을 빈민들을 구제하고 인류사회의 유익을 위해 써야한다는 것이다. 근검과 절약에 의한 부의 축적을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행위로 평가했다.

현재 미국부호들이 사회자선재단에 기부하는 돈은 수백억 수천억 원이다. 이 돈은 지금 아프리카 빈민들을 구제하고 세기적인 전염병 퇴치를 위해 쓰여 지고 있다. 우리도 이제 자연스럽게 사회에 기부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가 됐다.

남원에도 큰 별들이 계셨다. 자수성가하여 부를 이루고 재산을 쾌척하여 사학을 일으킨 분들이다. 용북중학교를 세우신 유광현 전 국회의원, 성원고등학교와 남원여상(제일고)을 세우신 양승권, 양승귀 형제분, 남원상고(정보국악고)와 한남여고(서진여고))를 세우신 이남근님이 그런 분들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이다. 옛 우리어버이 들은 자기는 굶더라도 자녀들을 학교에 보냈다. 이 교육열이 오늘의 우리 대한민국을 만든 것이다. 지금 남원 국민연금 청사 앞에는 남원을 빛낸 10분의 비석이 세워져 있다. 이는 노상준 전 남원문화원장이 사비로 세운 비석들이다. 남원의 빛이 되신 선배들을 선양 하려는 그 뜻이 어찌 고마운 일이 아닌가.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했다.

 

남원뉴스  news@namw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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