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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晩秋 80세-인생 가장 아름다운 계절 / 南園 서 호 련아침을 여는 창/ 수필가 서호련

 

 

 

 

 

 

 

‘수레 멈추고 단풍 숲 늦도록 쳐다보니, 서리 맞은 잎이 이월 봄꽃보다 붉구나.’

선비화가(畵家) 이인상의 ‘단풍을 보며’라는 화폭에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이 읊은 시구가 적혀있다. <수레 멈추고 단풍 숲 늦도록 쳐다보니, 서리 맞은 잎이 이월 봄꽃보다 붉구나>. 바야흐로 이월 봄꽃보다 붉다는 만추의 계절이다.

수목이 늘 푸르다고 멋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산의 조화는 상록수에 의해서 연출되는 것이 아니라, 활엽수가 주도한다. 참나무,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같은 각종 단풍나무들이다. 상록수가 모여 있는 산에서는 이러한 단풍의 수채화를 볼 수가 없다.

나이 80세라면 아름다운 수채화 같은 단풍의 계절이다. 인생 백년을 사계절로 나눠보면, 30세 전후까지는 봄, 50세 전후까지는 여름, 80세 전후까지는 가을, 100세 전후까지가 겨울이라는 것이다. 또한 축구경기로 구분 해보면 25세 전후는 연습기간, 50세 전후는 전반전, 75세 전후는 후반전, 100세 전후는 연장전이라는 것이다.

1973년에 96세로 타계한 금세기 최고의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는 93세 때 UN에서 조국 카탈루나의 민요인 ‘새의 노래’를 연주하고 평화에 대한 연설로 세계인들을 감동시켰다.

선생님께서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첼로리스트로 손꼽히시는데, 아직도 하루에 여섯 시간씩이나 연습하시는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지금도 연습을 통하여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라고 대답했다. 맥아더 역시 “나이가 70이다 80이다 하는 것으로 그 사람이 늙었다 젊었다 할 수 없다. 늙고 젊은 것은 그 사람의 신념이 늙었느냐 젊었느냐 하는 데 있다”고 말 하지 않았는가. “청춘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가짐에 있다”고 읊은 사무엘 울만의 시구(時句)는 천하의 진리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이상과 열정이 살아있는 한 젊은이 인 것이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도 80세 노년에게 청춘이 있다. 이상과 열정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음이 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미국 뉴저지주의 틴튼폴스시(市)에서 현 시장인 97세의 비토 페릴로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미국에서의 최고령 시장이다. 1924년생의 페릴로 시장은 고등학교 졸업 후 국방부에서 전기 엔지니어로 38년간 복무하다 1980년 은퇴했다. 2차 대전 참전용사이기도 한 그는 정치에는 문외한이었다. 그러나 4년 전인 2017년 93세의 나이로 시장 도전장을 내밀었다. 놀랍게도 그는 이 지역에서 20년간 정치활동을 한 현역 재선 시장을 물리치고 당선되었다.

페릴로 시장은 매일 정장을 입고 승용차를 직접 운전해 시청으로 향한다. 그는 4년 임기가 끝나면 101세가 된다. 지난 11월 6일 미국 루이지나주에서 열린 전미 시니어 육상 100m경기에서 올해나이 105세인 줄리아 호킨스 할머니가 1분 2초 95로 금메달을 거머쥐고 세계기록까지 세웠다. 경기 후 USA 투데이 인터뷰에서 그녀는 “달리는 게 너무 좋다.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가 되는 것도 너무 좋다. 나이 들수록 열정이 더 커야 한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활동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101세인 연세대 김형석 철학교수는 지금도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지론으로는 인생이 가장 행복한 시기는 건강만 하다면 나이 80세 정도라고 했다. 이유는 가정이나 가족의 제반책임에서 해방되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생사는 마음대로 할 수는 없으나, 일을 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때까지 살수 있다면 얼마나 감사한 인생이 될까?

늦가을의 단풍철이 아름다운 것은 비단 고운 색채로 물들어서만이 아니라, 경륜과 지혜와 열정, 그리고 인고가 결실한 풍요와 감사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부디 우리 어르신들이 서리 맞은 잎 속에서도 이월 봄꽃보다 더 붉은 의연한 기품과 열정으로 노익장을 과시했으면 한다.

 

남원뉴스  news@namw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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